서울 도심에 ‘멋지고 좋은 글판’ 경쟁이 후끈하다. 창작을 고집하는 서울시와 기존 작품을 선호하는 교보생명의 대결이다.
27일 서울시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대학생 정민우(20)씨의 ‘버들강아지 반가워 꼬리 흔든다/ 봄이 왔나 보다’(사진)이다. 서울시는 지난 2·3월 봄편 문안공모전을 거쳐 당선작으로 정씨의 작품을 선택했다.
서울꿈새김판 문안선정위원회는 “3·4월에 개화하는 초목 ‘버들강아지’를 ‘강아지’로 동물화해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라며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삶의 위로가 되어주는 반려동물 강아지의 움직임으로 봄의 생동감과 희망을 담은 문안”이라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서울시 글판인 ‘꿈새김판’은 2013년 6월부터 시작됐는데 30자 이내의 순수 창작품만을 대상으로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해왔다. 이번 봄편 공모전에는 총 448편이 접수됐다고 한다.
같은 시간 광화문사거리의 교보생명 외벽에는 ‘아이들의 팽팽한 마음/ 튀어오르는 몸/ 그 샘솟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이냐’라는 글판이 걸려있다. 김광규 시인의 시 ‘오래된 물음’의 맨 끝 구절이다. 교보생명의 글판은 1991년에 시작됐으며 국내 글판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서울시와 달리 전문 문인의 글이거나 동서양의 고전을 출처로 한 글이 많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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