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
1999년 판 애니메이션 <인랑>의 원작자이자 <공각기동대>를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계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영화 관람 후 극찬을 보내 눈길을 모은다. 먼저 원작 만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인랑>의 제작 총괄을 담당했던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김지운 감독의 <인랑>을 관람한 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굉장히 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세계관, 각 인물들의 이야기가 리얼했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다. 훌륭한 액션과 스케일, 세트, 다채로운 공간 등 김지운 감독이 담아낸 현실감 느껴지는 장소와 강화복, 다양한 총기들로 표현되는 미래 기술이 균형 있게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스크린으로 생생하게 펼쳐진 <인랑>의 세계에 감탄을 표했다.
특히, 완벽하게 표현해낸 지하 수로 세트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다. 할리우드 같은 세트에 놀랐다. 또한, 이 정도의 액션 장면을 찍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리기도 입기도 힘든 강화복을 입고 액션을 하는 것이 놀라웠고, 포인트인 빨간 눈의 구현이 완벽했다”라며 작품의 완성도와 강화복의 실사화에 놀라움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원작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배우의 존재를 꼽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원작에서는 늑대의 탈을 쓴 인간인지, 인간인 척하는 늑대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강화복이 필요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강동원의 표정과 연기로 그것이 표현되었다”며 인간과 짐승의 길 사이에서 고뇌하는 캐릭터 ‘임중경’을 연기한 강동원의 연기에 극찬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층위의 감정을 연기해야 했던 ‘이윤희’ 한효주의 깊은 정서를 드러내는 표정 연기에도 호평을 더해 눈길을 모았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은 원작과는 다른 영화의 결말에 대해 “<인랑>의 마지막 장면은 애니메이션과 다르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지운 감독은 아주 어려운 선택을 했고, 그가 어떤 영감을 받고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지 그것을 관객들이 알게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 자신도 어떤 결말이 될지 기대하면서 봤다”라고 전하며 깊은 만족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원작을 본 사람이든 보지 않은 사람이든 모두가 꼭 봤으면 하는 영화다. 한마디로 강추다”라며 관람을 독려하는 애정 어린 인사말을 전했다. 이처럼 원작자가 인정하는 <인랑>은 높은 완성도와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영화적 재미로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강동원-한효주-정우성-김무열-한예리-최민호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과 김지운 감독만의 독보적인 스타일로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 <인랑>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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