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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인터뷰 ¦ 이동훈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대표

품격이 다른 드라이에이징 숙성

최고급 스테이크의 진수를 맛보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전세계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열풍을 불러일으킨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차별화된 ‘울프강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내 스테이크 하우스의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의 이동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이동훈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 있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청담점 내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폭염을 뚫고 찾아간 서울 청담동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는 입구부터 남달랐다. 정문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빨간 카펫트가 깔린 계단이 눈앞에 펼쳐졌다. 레드카펫을 걷는 유명 시상식장 셀럽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른 후 마주한 내부는 흡사 1900년대 초반 서양건축 디자인을 보는 듯했다. 고풍스러운 테이블과 의자, 모던한 디자인의 샹들리에, 벽면을 빼곡이 채운 사진과 그림, 그리고 와인들이 잠시나마 해외에 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동훈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대표는 말한다. “이 곳은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의 시초인 1950년대 미국 뉴욕 맨하탄 파크 애비뉴 매장 내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 됐습니다. 일종의 오마주라고 할 수 있죠. 서울 청담점 뿐만 아니라 일본 도쿄에서도 이와 유사한 디자인의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어요. 이런 오마주는 글로벌 스테이크하우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점하고 있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의 가치를 잊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이하 울프강)은 드라이에이징 기법을 활용한 스테이크 하우스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바로 ‘드라이에이징’이다. 사실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드라이에이징은 그리 낯선 용어가 아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대형마트 정육 코너에서도 ‘드라이에이징 소고기’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렇다면 드라이에이징은 과연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이동훈 대표에게 설명을 부탁하자 그는 설명 대신, 기자를 주방 가장 안쪽에 위치한 별도의 공간으로 이끌었다. 그 곳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냉기와 함께 알싸한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바로 드라이에이징이 이뤄지는 공간, ‘숙성실’이었다. 이 곳에는 시가 2억 원에 육박하는 고기들이 완벽한 숙성을 기다리며 숨을 쉬고 있었다.

이 대표는 말한다. “드라이에이징(Dry Aging)은 일종의 건조 숙성법입니다. 공기 중에 그대로 고기를 노출해 수분을 빼고, 감칠맛을 극대화 하는 방법이죠. 이는 과거 미국 서부지역에서 유래된 기법입니다. 도축한 소고기를 냉장보관 하지 못한 현지인들이 궁여지책으로 바깥 한 켠에 고기를 걸어놓은 것이 유래가 됐죠. 드라이에이징을 한 고기는 숙성하지 않은 고기에 비해 훨씬 육질이 더 부드럽고 풍미도 더 좋습니다. 숯불에 굽는 BBQ보다는 육즙을 가둔 채 굽는 스테이크로 활용하기에 적절한 상태가 되는 거죠.”

사실 많은 국내외 많은 스테이크하우스가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맛의 차이는 드라이에이징 공법에서 나타난다. 숙성온도, 숙성시간, 숙성실(室) 내부 자재 및 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서 맛의 차이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울프강 숙성실에 빼곡하게 들어찬 고기에는 모두 숙성 시작일과 입고 순서가 적힌 태그가 부착돼 있었다. 이 대표는 “평균 4~6주의 숙성을 거친 후 조리에 활용한다”며 “숙성과정에 관여되는 모든 요소에는 울프강만의 독자적인 노하우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차병선 기자] 드라이에이징 작업을 거친 소고기. 숙성이 끝난 재료들은 조리과정을 거친 뒤 손님 테이블에 오른다.


울프강은 미국을 여행하는 관광객 사이에선 ‘꼭 가봐야 할 맛집’으로 꼽히는 곳이다. 현재 미국 뉴욕에만 5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5곳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3,000여 명에 달한다. 방문객의 상당수는 현지인들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동훈 대표의 한 지인은 이 대표에게 “미국인들이 울프강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건 한국인들이 국밥집을 찾아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재밌는 비유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만큼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스테이크하우스 브랜드가 ‘울프강’이란 얘기다.

울프강이 한국에 들어온 때는 지난 2015년이다. 3년 전 울프강이 처음 한국 진출을 선언했을 당시, 국내 외식업계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소위 ‘미국 뉴욕 3대 스테이크 하우스’로 불릴 정도로 이미 유명세와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였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잠시 비하인드 스토리 하나를 소개한다. 사실 2015년 이전부터 울프강을 한국에 가져오려는 시도는 많았다고 알려져있다. 그 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대기업 식음료 계열사, 유명 호텔 체인 여러 곳도 포함돼 있었다. 그들은 막대한 투자금액과 장밋빛 청사진을 앞세워 ‘울프강 모시기’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결정권자였던 피터 즈위너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사장은 다수의 대기업을 제치고 이동훈 대표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대표는 당시 경험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울프강의 철학이 중요했습니다. 당시 경쟁사들은 울프강을 그저 자사의 외식사업 확장을 위한 하나의 포트폴리오 정도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조금 달랐어요. 오로지 울프강 매장 운영에 포커스를 맞춰 전략을 짜고 청사진을 내놓았죠. 울프강의 철학과 본질을 지켜나가겠다는 저희의 진정성이 대기업을 제친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난 3년간 울프강은 국내 외식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 하나 하나 초석을 쌓아나갔다. 울프강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차별화한 현지화 전략으로 국내 고객들과 스테이크 마니아 사이에서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말한다. “국내 스테이크 하우스 시장에서의 인지도 향상, 그리고 울프강의 본질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부분에선 성공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국내 외식시장의 특성과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사업적으론 다소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그럼에도 저희는 울프강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계속했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지난 3년간의 노력이 조금씩 성과로 이어져 비로소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죠.”

그가 말한 ‘울프강의 본질’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엄선된 고기를 울프강만의 노하우가 담긴 드라이에이징 기법으로 재탄생시켜 맛있는 스테이크를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사소한 본질에도 지켜야 할 것이 꽤 많다. 우선 울프강은 전 세계 19개 매장에서 동일한 고기를 사용한다. 흔히 현지화라고 하면 한국에선 한우를, 일본에선 와규를 사용할 법도 하지만, 울프강은 100% 미국 최고급 소고기인 블랙앵거스 품종만을 사용하고 있다. 드라이에이징에 가장 적합한 품종이라는 자체 평가 때문에 이 품종만을 고집하고 있다.



주방도구 역시 대부분 전 지점이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울프강에선 브로일러(Broiler)라는 특수 오븐을 사용하는데 웬만한 중형차 한 대와 가격이 맞먹는다. 브로일러는 약 870도의 고온으로 고기 윗면을 강하게 익혀준다. 이를 통해 육즙을 가둬 스테이크의 풍미를 극대화시켜준다.

실제로 이 같은 울프강의 전략은 이 브랜드가 글로벌 스테이크 하우스로 부상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동훈 대표에겐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현재 이동훈 대표가 이끌고 있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는 현재 청담점 뿐만 아니라 홍콩 지점도 운영하고 있다. 홍콩점 운영은 한국 사업에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사진=차병선 기자] 이동훈 대표는 “울프강의 본질을 지키며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동훈 대표에게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문제는 관세였습니다. 현재 저희가 쓰는 미국산 소고기에는 관세가 붙습니다. FTA 덕분에 인하됐다곤 하지만 저희처럼 대량으로 들여오는 경우에는 부담이 만만치 않죠. 게다가 드라이에이징을 위한 최고급 품종이다 보니 일반 화물과 함께 들여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저희는 이동간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 위해 비행기 특수 화물칸을 통해 한국으로 들여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고기를 갖고 오다 보니 예상치 못한 부대비용이 많이 발생하더군요. 물론 이런 원칙을 지킨 덕분에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적잖이 속앓이도 했죠.” 그가 홍콩점을 오픈한 이유에는 홍콩이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점 외에도 미국산 육류에 관세를 부가하지 않는 나라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물론 다른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물량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국내산 한우를 드라이에이징하려는 시도도 해봤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BBQ를 위해 사육되는 국내산 한우는 마블링이 많아 드라이에이징에 적절치 않았다.

이 대표는 “고객에게 최상의 스테이크를 제공하기 위해선 울프강 본연의 스타일을 고수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그래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신메뉴 개발, 주류 서비스 강화 등에 더욱 매진을 했다”고 말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해외 기업에게 현지화 전략은 필수다. 이는 울프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동훈 대표 역시 울프강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핵심 메뉴인 스테이크 고기의 국내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인 입맛에 맡는 신메뉴 개발은 필수적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현재 울프강 청담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이드 메뉴인 ‘브로일드 에이지드 김치’다. 이 메뉴는 2016년 올프강 청담점 셰프들과 이동훈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음식이다. 김치를 에이징한 뒤, 이를 구워 낸 메뉴로 매콤하면서도 이전에 김치에서 느껴보지 못한 풍미와 향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대표는 “한국인들에게 삼겹살과 김치가 영혼의 짝꿍으로 인식되는 것에 착안해 개발한 메뉴”라며 “일본에서 스테이크에 와사비를 올려먹듯, 한국에선 스테이크와 김치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순두부찌개를 재해석한 ‘울프강 순두부 찌개’를 선보여 미식가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잘 구어진 스테이크와 신선한 수제 순두부, 버섯, 각종 야채에 육수와 특제 고추기름을 뿌려 먹는 울프강 순두부 찌개는 한국인 입맛에 딱 들어맞는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이 대표는 다소 비싼 가격 때문에 방문을 망설이는 고객을 위해 합리적 가격(2인 9만9,000원)에 울프강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런치메뉴 ‘테이스트 오브 뉴욕(Taste of New York)’를 출시, 더 많은 고객들과 접점을 찾을 계획이다.

[사진=차병선 기자]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프라임 뉴욕 채끝등심 스테이크.


울프강 청담점은 전세계 매장 중 유일하게 프라이빗 룸을 보유하고 있다. 총 6개의 프라이빗룸은 미국 내 지점 이름을 따 와이키키, 맨하튼, 타임스퀘어 등으로 불린다. 이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일행들과 오붓하게 식사하기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반영한 배려이다. 그 덕분에 등장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많은 셀럽들이 이 곳을 자주 찾고 있다.

실제로 이동훈 대표가 언급한 셀럽들은 기업 CEO, 정치인, 배우, 가수, 감독 등 매우 다양했다. 이 대표는 “2층 프라이빗룸은 주차장에서 바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로 출입이 가능해 고객들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울프강 청담점의 연매출은 100억 원 수준이다. 아직은 대중화되지 못한 스테이크 하우스 시장 상황과 단일 매장임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매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우선 매장 확충이 예상된다. 부산 혹은 제주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이지만, 아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철저한 시장 조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20년에 두 도시 중 한 곳에 매장을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강은 해외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오픈한 홍콩점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울프강코리아가 사업권을 갖고 있는 마카오 혹은 홍콩에 신규 매장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동훈 대표는 인터뷰 내내 고객에게 최고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선보인다는 울프강의 본질을 잊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핵심 가치이자 최우선 경영 목표라고 수시로 강조했다. 이 대표는 말한다. “저희가 매장을 오픈한 후, 드라이에이징 열풍을 타고 많은 스테이크 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3년 여가 지난 현재, 남아있는 매장이 손에 꼽을 정도예요. 저희가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울프강의 본질을 잊지 않고 서비스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춘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저희 매장에 방문하셔서 맛있는 스테이크 드시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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