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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현대차 '엔지니어링' 상장 추진...지배구조 개편 플랜B 가동하나

장외 기준 '엔지니어링' 기업가치

5조~6조로 '알짜 계열사' 평가

내년 상장 목표로 사전작업 나서

정의선 부회장 보유 지분도 높아

지배구조 개선 자금 확보 가능





현대자동차그룹이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외시장에서 5조~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알짜 기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현대차(005380)그룹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필요한 상당 규모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플랜B’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2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관련해 최근 관련 기관에 상장에 필요한 제도적인 사항을 문의하는 등 물밑 작업에 나섰다. 상장 시점은 내년으로 거론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회사 중 활용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아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을 상장시킨 후 보유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거나 시가에 따라 타 계열사와 주식교환(스와프)을 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012330)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데 정작 정 수석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유 지분은 소수 지분으로 지배력이 낮다는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000720)로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086280)가 11.7%,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가 각각 9.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주주 중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11.72%로 가장 많다. 정 회장의 지분율은 4.68%다.



최근 건설사들은 개선된 실적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3배, 주당순자산비율(PBR) 1.2배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같은 배수를 적용하면 상장 이후 오너 일가는 16%에 이르는 지분을 활용해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조 단위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장외에서 주당 7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외가를 바탕으로 산정한 회사 가치는 5조3,000억원 수준. 단순 계산하면 정 수석부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6,200억원, 정 회장의 지분은 2,500억원이다. 상장 후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는다면 이들의 보유 주식 가치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지배구조 개편안이 지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하는 개편안을 내놓았다. 현대모비스를 최상위 지배회사로 올리면서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합병 비율을 이유로 반대했고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잇달아 가세하면서 무산됐다.그동안 잠잠했던 현대차그룹이 최근 현대 부품 계열사의 합병과 현대오토에버 상장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다시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월 현대차 변속기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합병을 결정했다. 현대파워텍은 현대차(37.6%), 기아차(000270)(37.6%), 현대모비스(24.9%)가, 현대다이모스는 현대차(47.3%), 기아차(45.4%), 현대위아(5.1%)가 주요 주주다.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계열사를 합쳐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룹 내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을 담당하는 현대오토에버도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율 19.5%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90%에 달한다. 다만 예상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아 상장 후 정 수석부회장이 1,000억~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활용할 추가적인 실탄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플랜B’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달 인사를 끝으로 정 수석부회장 중심의 조직이 구축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인사인 정진행 부회장이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점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활용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힘을 싣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상장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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