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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싱크탱크 정책제언] 脫원전, 미래 내다보고 재고를

주한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장·원자핵공학과 교수

4차혁명에 전력 수요 폭증 전망

친환경·경제적 電源 활용 절실

가동 이력으로 안전성도 입증

원전 지속으로 정책 전환해야





빌 게이츠가 지난해 12월 29일자 자신의 블로그에서 원자력이 기후변화 대처에 가장 유력한 수단임을 다시 한 번 공표했다. 미국이 다시 원자력 연구를 선도해야 할 필요성을 올해 더욱 역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세계 최고의 갑부이며 엔지니어인 그가 미래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을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전이 소량의 연료로 1년 이상 장기 가동이 가능한 무탄소 전원이며 안전성이 더 개선된 차세대 원자로의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가 설립한 테라파워사는 오는 2040년 90억명으로 늘어날 세계 인구가 필요로 하는 막대한 에너지 수요에 대비해 20년 이상 가동이 가능한 소위 진행파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원자력에 소극적이거나 비판적이었던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과 ‘참여과학자모임(UCS)’도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원전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혹독한 추위와 더위를 겪었고 이에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고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의 후손에게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환경론자들의 인식이다. 거기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 또한 중대한 건강 위협요인이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예측에 따르면 향후 4차 산업혁명의 진행에 따라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율은 지난 2017년의 18%에서 2030년 21%를 거쳐 2050년 2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는 전력수요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는 뜻이다. 원전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고 대규모로 경제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전원이다. 미래를 내다보면 우리는 원전을 지속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확고하게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정책은 원전의 이러한 가치는 도외시하고 막연한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왜곡된 정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실상 원전의 안전성은 역설적으로 그동안의 가동 이력으로 입증돼 있다. 50여년의 원전 가동 역사상 인명 사상이 발생한 사고는 체르노빌 사고 단 한 건뿐이었다. 우리나라의 원자로형, 즉 가압수형 원자로를 사용하는 원전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방사능물질 유출 사고조차도 없었다. 10만년 이상 독성을 내서 문제라는 사용후핵연료는 사실 현재의 기술로도 안전하게 처분이 가능해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실용화되고 있다. 부식에 강한 두꺼운 구리용기에 담아 500여m 지하에 처분하는 현재 방식의 경제성과 효과성은 향후 기술 발달에 따라 더 개선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탈원전이 대세라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세계에서 원전을 유지·확대하거나 신규 도입하려는 국가는 36개국이나 되는 반면 탈원전을 선언하고 이행하는 국가는 5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만은 지난해 국민투표로 탈원전법 폐기를 결정했다.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도 원자력 이용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원자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지속적 이용을 찬성하는 쪽이 7대3으로 우세하게 바뀌었다. 이는 원자력학회가 실시한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난 것이다. 원전 비중의 유지·확대가 축소보다 훨씬 높은 선호도를 보인 결과는 심지어 태양광산업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60대34 의 비율로 나타났다.

정부는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고려해 미래에 증가할 전력 수요와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원자력의 지속적 이용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신규 원전의 건설과 장기 가동 원전의 휴지를 아우르는 등의 탄력적인 원자력정책으로 원자력의 지속적 이용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후손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는 원자력의 저렴한 발전 원가가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보조금 지급에 유용함을 인정하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공존하는 적정 에너지믹스를 정하도록 에너지전환 정책을 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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