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 올롱가포 법원이 자회사인 수빅조선소(HHIC-Phil)에 대해 회생절차 신청 결정문을 접수했다고 15일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8일 올롱가포 법원에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지 법원의 신청 접수 이후 절차는 국내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과 비슷하게 진행된다. 법원은 수빅조선소 관리인을 선임하고 수빅조선소는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한다. 현지 법원은 120일 안에 수빅조선소의 파산 또는 회생을 결정한다.
지난해부터 수빅조선소 매각을 추진해온 한진중공업은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면서 계속 투자자 유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필리핀 현지 언론은 최근 수빅조선소 5개 채권은행과 필리핀 중앙은행이 투자자 찾기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인 인콰이어러는 14일 카페리노 로돌포 필리핀 무역산업부 차관의 말을 인용해 중국 기업 두 곳이 수빅조선소 경영권 인수 의향을 내비쳤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중국 기업과 자본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투자자를 찾아본다는 계획이다.
수빅조선소는 한진중공업이 기존 영도조선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4년 필리핀 수빅에 세웠다. 영도조선소 도크가 작아 규모가 큰 상선을 만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업 장기불황에 따른 수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수빅조선소는 2015년 3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듬해 적자전환해 2016년 1,820억원, 2017년 2,3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적자는 601억원이다. 수주잔량도 컨테이너선 4척을 포함해 총 10척에 불과하다.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기자재 업체들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수빅조선소로부터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부산 지역 159개사와 경남 지역 80개사를 포함해 모두 284개사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은 이 업체들의 매출채권 규모가 7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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