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주에서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방어 전략 일명 ‘트럼프판 스타워즈(우주전쟁)’를 공개했다.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린 위성의 센서로 적 미사일의 발사와 움직임을 재빨리 포착한 뒤 초기 ‘발사 단계(boost phase)’에 레이저 등 위성 장착 무기로 미사일을 조기에 파괴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 같은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내놓음에 따라 러시아와 중국이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군비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계획에 대해 미 외교가에서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겨냥해 미국이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압박을 가하는 등 우회적 경고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새 미사일 방어전략 보고서(MDR)를 내놓았다. 기존의 미사일 방어전략이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에 기반한 것이라면 적의 미사일을 더욱 신속히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 센서 층과 요격 무기를 설치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증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지난 2010년 이후 9년 만에 처음 나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탄도미사일을 넘어서는 미사일 방어에서 포괄적 전략이 부족했지만 새 계획에서는 달라질 것”이라며 “크루즈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한 어떤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 위해 우리의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우회적 압박 메시지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이 반발하면서 군비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판 스타워즈 전략은) 북한을 비롯해 이란·러시아·중국의 진보하는 미사일 능력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밝힌 ‘우주군 창설’과 함께 “냉전(Cold War) 노선을 채택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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