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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Market] 서비스 R&D가 넘어야 할 경계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선진국들은 서비스 산업이 성장과 고용을 지배하는 서비스 경제의 모습이 완연하다. 소득성장, 인구구조 변화에 의한 서비스 수요 확대에 정보기술(IT) 발달이 접목되면서 산업의 구조적 지배뿐만 아니라 새로운 혁신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 등은 기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려 전 산업의 서비스화를 촉발하고 있다.

국내 산업구조도 이미 선진국과 유사한 서비스 중심 경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서비스 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60%, 고용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생산성과 부가가치 창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높은 규제 장벽으로 인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 둔화와 함께 서비스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부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서비스 산업 혁신을 위한 민간 및 정부의 서비스 R&D 투자 확대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연구현장에서 서비스 R&D 활성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통과가 늦어져 제도적 환경 기반이 미흡한 측면이 있지만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R&D 체계에서 서비스 분야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생태계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비스는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적 성질을 갖고 있어 물적 관리가 어렵다. 고객에게 효용과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는 핵심 서비스를 생산해 고객 대응 비즈니스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서 생산과 비즈니스가 결합된 서비스 분야의 R&D는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을 넘어 고객의 가치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기존의 제조업 중심 R&D 활동은 R&D와 비즈니스를 구분한다. 심지어 사업 심의시 R&D 활동과 비R&D 활동을 구분하도록 권고하기도 한다. 서비스 R&D는 R&D와 혁신을 구분하는 기존 경계를 넘어야 가능하다.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서비스 분야의 R&D는 고객의 가치와 니즈를 탐색하는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경영분석을 포함한다. 경험이나 직관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분석에 기반해 접근한다. 여기에는 경영학·경제학·산업공학·이공학의 전문지식이 융합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인간 행동과 문화적 특성을 탐구하는 인문사회학적 접근 기반도 중요하다. 따라서 서비스 R&D에는 서비스 경영뿐만 아니라 인문사회학적 접근, 이공학적 기술개발을 포괄하는 폭넓은 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이공학 중심으로 고착화된 R&D 범위에 인문사회과학적 접근을 유연하게 수용하고 과감한 융합적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서비스 혁신은 유망한 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의 서비스화에 따른 혁신까지 고려해야 한다. 서비스 혁신에는 서비스 분야의 독특한 질적 특성을 고려한 차별적인 접근이 중요하나 때로는 일반적인 제조업의 생산 및 프로세스 혁신과 유사한 접근도 적용 가능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통합돼가는 분야에서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정부의 R&D 정책은 유망 서비스 R&D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서비스 혁신의 다원성을 고려한 접근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의 서비스업화에 따른 기존 R&D 접근방법의 유연한 확장이 필요하다.

공공서비스 영역도 서비스 혁신을 위한 R&D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근 리빙랩 등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활동들이 확대되고 있으나 서비스 분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체계적인 접근 기반이 취약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형 R&D 사업과 지역사회 지원사업들도 서비스 혁신 관점에서 재정비가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R&D 생산성이 저조한 ‘한국형 R&D 패러독스’ 현상은 연구성과 창출을 넘어 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져야 개선될 수 있다. 이공학 분야, 제조업 중심의 R&D 경계를 뛰어넘는 유연성·통합성·융합성을 포괄하는 서비스 R&D 혁신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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