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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둑 허무니…금융 '봇'물 터진다

■판 커지는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

지난해 '비대면 일임 허용'에

스타트업 중심 'AI 로봇' 경쟁 활활





금융당국이 비대면 투자를 제한한 규제를 지난해 풀자 연초부터 주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경쟁이 불붙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프라이빗뱅커(PB) 대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자문이나 운용을 해주는 투자 서비스로, 기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와 달리 점포 없이도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발목을 잡아온 대표적 규제였던 ‘비대면 일임 불허’를 지난해 전격 허용하면서 탄력이 붙고 있는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쿼터백은 다음달 말 모바일 투자일임형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 맞춤형 상품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이 쿼터백 측의 구상이다. 양신형 쿼터백그룹 대표는 “기존에는 고객을 유치하는 채널이 은행 PB를 통해 소개받는 식으로 한정됐다”면서 “모바일 앱이 출시되면 다양한 고객군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운트는 이달 초 로보어드바이저로 구성한 개인연금 포트폴리오를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파운트 로보연금’을 출시했고 콰라소프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예측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다.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되면 규제 특례를 인정받아 금융법상 인허가와 영업행위 규제에서 벗어나 일정 기간 해당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디셈버앤컴퍼니도 올 상반기 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 준비에 한창이다.

ETF 포트로 고객 맞춤형 운용

‘쿼터백’ 내달 모바일 앱 선봬

‘파운트’는 ‘로보연금’ 승부수

안정적 수익·낮은 수수료 장점

자산관리 시장 대격변 예고





연초부터 스타트업들이 로보어드바이저에 몰리는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투자일임 불허’를 ‘허용’으로 결정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성을 잘 살려 사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들은 비대면으로 투자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최종 서면날인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직접 방문해 하도록 해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라는 비판이 일자 금융당국이 시범적으로 테스트베드(신기술 검증 시스템)를 거쳐 비대면 투자일임을 허용함에 따라 각종 사업 서비스 개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테스트베드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기술력을 입증한 회사에 한해 비대면 투자일임 계약을 허용하면서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펀드나 일임 재산을 위탁받을 수 있게 됐다”며 “점포가 없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에 투자자를 일일이 만나 서명을 받아오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규제였는데 이게 사라지면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앞다퉈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며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자기자본 요건도 기존 4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스타트업인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자본금을 40억원으로 설정해놓은 것 자체가 과도한 장벽이라는 지적이 나와서다. 이에 따라 현재 10개 안팎인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이 급속히 늘고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 분야의 인력채용도 활발해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은 AI에 기반한 독자적인 자산관리 모델을 선보이며 은행이나 증권사·자산운용사 등과 수수료 인하 경쟁을 통해 고객유치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안정적인 수익률과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자산관리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8,000억원, 내년에는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이 예상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주관하에 최근 이뤄진 테스트베드 결과 일부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의 누적 수익률이 10%로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며 “자문수수료도 은행이나 증권사 PB센터는 연 1~1.5% 수준이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지점 등 고정비가 없다 보니 0.5% 안팎의 수수료만 받아도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은행과 증권사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자산관리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자 은행들도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AI 알고리즘과 전문 PB의 조언을 더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 ‘쏠 리치’를 선보였으며 KB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중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관리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업체를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을 품에 안는 은행도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맞물려 핀테크 업계의 영역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핀테크 업체가 비용 절감과 우수한 기술력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은행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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