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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투자땐 원금복구"…코인업에 두번 코 빠지나

희망 놓지 못한 투자자들에

동업자 "코인 꼭 살린다" 설득

실체없는 사업에 2차 피해 우려

대표 등 수뇌부는 자취 감춰

26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만난 코인업 피해자가 기자에게 보여준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창 화면에서 코인업 관계자가 피해자들을 설득하고 있다./사진=권혁준기자




최근 경찰이 암호화폐 투자사기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서울 강남 코인업센터에 상당수 투자자가 계속 출근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27일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강남 역삼동 코인업센터에는 아직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못한 중장년층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 센터를 찾은 피해자만 500여명에 달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서를 찾아 진술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일부는 건물 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비상대책위 및 조합을 꾸려 암호화폐 사업을 계속 추진하면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모 코인업 대표 등 수뇌부가 자취를 감추자 피해자 사이에서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피해를 회복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코인업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추진하고 있는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 사업으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며 “라이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50억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불법 다단계식 영업구조에서 회원모집책을 맡았던 최고재무관리자(CFO)·실장 등의 직급을 가진 직원들이 이미 1인당 1억원씩 총 12억원을 출자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체가 확실하지 않은 사업에 대한 모금 명목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한 팀장급 인사는 “비상대책위 회의 결과 (새로운 사업 추진에) 협조하기로 했다”며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코인을 살리고 우리가 했던 일이 허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이들은 언론 보도 이후에도 “(코인업이 발행한 월드뱅크코인이) 오늘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공시가 80원으로 뜬다. 오늘까지만 코인을 60원에 살 수 있는 상품이 진행되니 마지막으로 ‘올인’해 자산을 늘리기를 바란다”며 투자를 종용했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바 있다. 경찰서에서 만난 이모(60)씨는 “27년 지기 친구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결과적으로 친구 3명이 쌈짓돈 4,500만원을 사기당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최근 코인업 재무담당, 문재인 대통령과의 합성사진을 실었던 잡지 관계자 등을 조사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대표 등 고위직급자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으로 코인업의 위법·불법성이 상당 부분 입증됐다”며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고위직급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금을 보장한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신빙성 없는 사업 정보에 현혹돼선 안 된다”며 추가 피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오지현·권혁준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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