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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 B형간염에 '비리어드+바라쿠르드' 함께 쓸 필요 없어"

안상훈 교수 등 7개 대학병원 연구팀

만성 환자 423명 4년 이상 추적 결과

비리어드나 복제약만으로 같은 효과

환자 약값·건강보험 재정부담↓ 기대

글로벌 제약사 GSK의 ‘제픽스’(성분명 라미부딘)·‘헵세라’(아데포비어), BMS의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나 복제약으로 치료를 받던 만성 B형간염 환자는 바이러스(HBV)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약이 안 듣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계열의 2개 이상 약에 반응하지 않는 ‘다약제 내성‘ 환자에겐 그동안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테노포비르)+바라크루드’ 또는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성분의 복제약‘ 병합요법을 쓰는 게 권장됐다.





◇다약제 내성 ‘제픽스·헵세라·바라크루드’와 복제약 탓

하지만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423명의 다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 423명을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군(174명)과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병합요법군(249명)으로 나눠 평균 4년 이상 추적관할해보니 두 군 간에 치료 효과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효과가 같은데 굳이 2개 약을 장기간 복용하며 약값을 2배가량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대한간학회도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받아들여 ‘B형간염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에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을 기존 병합요법과 함께 다약제 내성 환자에 대한 권장요법으로 추가했다.

세브란스·양산부산대·순천향대부천·분당차병원 등 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이번 임상연구에서 다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 423명은 라미부딘+엔테카비르(51.8%), 라미부딘+아데포비어(41.6%), 라미부딘+엔테카비르+아데포비어(6.6%) 병합요법이 듣지 않아 항바이러스 효과가 강력하고 내성 발생 위험이 낮은 테노포비르 단독·병합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연구 책임자인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8일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치료가 어려운 다약제 내성 만성 B형간염 환자에게 그동안 명확한 근거 없이 효과가 강력한 1·2차 치료제인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병합요법을 써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을 쓰면 불필요한 환자의 약값 부담과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또 “테노포비르 단독요법도 항바이러스 약제내성 종류, 혈중 바이러스 수치 등에 상관 없이 적어도 4년 이상 B형간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유지됐다”며 “더 오랜 기간 이 약을 복용해도 내성 문제로 약을 바꿔야 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간암 72% 출발점 B형간염…연간 진료인원 37만명

연구팀은 약 복용으로 혈청 1㎖에 들어 있는 HBV DNA가 20 국제단위(IU) 미만이어서 PCR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으면 약이 듣는, 즉 HBV에 반응하는 것으로 봤다. 반대로 20 IU 이상이면 약이 안 듣는, 즉 HBV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 결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과 병합요법의 바이러스 반응률은 48주에 71.7%대 68.9%, 96주(1.85년)에 85.1%대 84.2%, 144주(2.8년)에 92.1%대 92.7%, 192주(3.7년)에 93.4%대 95.7%, 240주(4.6년)에 97.7%대 97.2%로 차이가 미미했다. 연령, 성, 간경변 유무, B형간염 항원 양성 여부, 콩팥 기능이 다른 환자 간에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임상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소화기·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안 교수에 따르면 최근 1차 치료제로 테노포비르 또는 엔테카비르 성분의 약을 많이 쓰는데 내성 발생률이 각각 0%, 1%가량 된다. 두 약을 2차 치료제로 쓸 경우 테노포비르 성분 약은 내성 발생이 적고 엔테카비르 성분 약은 내성 발생이 많은 편이다. 처음 치료할 때부터 테노포비르를 쓰는 게 좋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믈리디’, 일동제약의 ‘베시보’를 시판허가했지만 다약제 내성 환자가 아닌 1차 치료제로만 쓸 수 있다.

안 교수는 “다약제 내성 B형간염 환자 중에는 고혈압·당뇨병 등도 함께 앓아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 경우가 흔하다”며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을 쓰면 장기간 여러가지 약 복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줄이고 복약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B형간염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는 사람은 연간 약 37만명(2017년)에 이른다. 이 중 40~50대가 58%, 30대와 60대까지 포함하면 90%를 차지한다. 간암 환자의 72%는 B형간염이 악화돼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간섬유화, 간 기능이 상실되는 간경화 단계를 거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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