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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 이후]"북미 하반기에나 대화시도 예상...정부, 北 치우친 외교는 惡手"

서경펠로·외교안보 전문가 진단
경제적 성과 내야하는 김정은
대화문 완전히 닫지 않겠지만
상반기까지는 기싸움 펼칠듯
文,남북정상간 핫라인 활용
북미 입장차 적극 조율 필요

[하노이 노딜 이후]'북미 하반기에나 대화시도 예상...정부, 北 치우친 외교는 惡手'
남성욱(왼쪽부터) 고려대 교수,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한 노딜로 판이 깨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포스트 하노이’ 정국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실무급이 아닌 정상회담 차원의 결렬인 만큼 그에 대한 충격이 크기 때문에 빨라도 하반기는 돼야 북미가 다시 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비핵화 협상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중재외교가 북한에 치우친 노선으로 흐를 경우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경 펠로인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미가 결혼식에 와서 혼인신고하려다 깨진 상태라 양측 모두 앙금이 조금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욕을 잃지 않을까’라는 표현까지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소강상태를 유지하며 기싸움을 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은 경제적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대북제재를 풀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경 펠로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으로서도 북미 간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것은 부담”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 역할에 나서면 못 이기는 척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미 간 대화 기조가 유지돼도 양측이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경 펠로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하노이 회담의 교훈으로 3차 정상회담은 합의문을 어설프게 만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빨라야 하반기부터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양측은 내부적으로 협상팀을 정비하고 협상 전략도 재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노이 노딜에 대한 북미 정상의 복잡한 심기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 보수 진영 연례행사에서 “만약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며 우회적으로 북한의 책임을 강조했다. 최선희 외무부 부상이 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길’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회담 결과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편한 심사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후 귀국길에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당부하면서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남북 관계를 매개로 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 할 것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당장 쉽지 않겠지만 지난해 5월26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한 전례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며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을 적극 활용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미 간 입장 차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 정부가 중재에 나설 시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 정부가 빨리 움직여야 한다. 6·12싱가포르회담 1주년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경제적 성과가 없을 경우 북한 내부의 반발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자칫 강경한 태도로 돌변할 경우 북미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남 교수는 “양측을 지금 만나봐야 상호 비방만 들을 가능성이 높아 의미가 없다”며 “냉랭한 분위기가 누그러질 때 중재 역할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재외교에 나서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북한의 입장에 치우친 듯한 외교 노선을 택하면 비핵화 협상이 더 꼬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면 안 된다. 북미 중간자적 입장은 적절하지 않다”며 “하노이 노딜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게 증명된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과 확고하게 같은 입장에 서야 미국도 한국을 신뢰할 수 있고 북한도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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