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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탈원전 정책과 원전수출

이익환 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

韓, 세계 최고 원전기술 확보 불구

탈원전 정책으로 해외신뢰 잃을판

산업붕괴 막아야 꼬인 수출 풀릴것

이익환 전 한전원자력연료사장




세계 최고의 제3세대 원전기술을 확보한 한국 원전기술은 최고의 안전성을 확보해 해외에서도 인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의 대화 중에 “한국의 원전은 40년 동안 한 건의 사고도 없었고 경제성도 월등하다”고 말한 바 있다. 외국 원전수입 희망국가뿐 아니라 수출국인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 및 중국도 이를 인정한다. 특히 우리가 이 원전기술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고 건설공기를 페널티 없이 준공한 것에 세계가 놀랐다. 5년의 공사기간, 언어가 다른 200여개 외국 하청업체에 조직적이고 입체적인 계획과 경험이 전제되지 않으면 공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EPR 유럽형 원전의 핀란드 수출과 자국의 플라망빌 원전건설에서 엄청난 공기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핀란드 수출에서는 공기가 2배 이상 지연되고 공사비가 계약금액보다 2배나 늘어 국제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프랑스 국영 아레바(AREVA)가 부채를 이기지 못하고 신규원전과 관련된 모든 일을 프랑스 국영전력공사(EDF)에 인계한 계기가 됐다. 또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AP1000을 기술과 함께 4기의 원전을 중국에 수출했으나 역시 공기 지연으로 추가 공사비가 크게 발생해 우리의 원전수출과 대비된다.

불과 얼마 전 미국의 엑슬론 등 원자력운영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고 원전수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는 보도를 읽었다. 그 자리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원전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돼 향후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음도 지적했다 한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과 탈원전 여건에서 원전을 수출하려는 국내 관련 책임자들이 이 기사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한국의 탈원전 기조는 제8차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돼 신규원전 6기가 제외되면서부터이다. 대통령의 공약을 일방 추진한 것이지 원자력전문가의 의견을 물어본 적도 없고 국가 에너지정책의 큰 변동에 대해 국회 등 공론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도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공론이다. 정부는 신규원전 대신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막대한 확충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확대하겠다는 것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그 결과는 어떤가.



현재 화력발전량이 국내 전체 전력의 6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오는 2031년에 한국은 온실가스 증가치의 37% 감축을 유엔에 약속한 바 있다. 이 목표는 이행해야 하나 현재 온실가스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오히려 2016년 배출량만큼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온실가스·미세먼지는 부담금의 문제를 떠나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미국·영국·프랑스·일본·중국과 산유국까지 원전을 중심축에 두고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 이유다. 독일만 탈원전 전보다 전기료가 2배로 상승했고 과거 유럽에서 가장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했지만 지금은 제일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 전락하고 에너지정책을 잘못 운영하는 표본 국가로 낙인찍혔다.

올 들어 관련 공기업 경영책임자가 수출에 전력하겠다며 사우디아라비아·체코·폴란드 등과 긴밀히 접촉하고 의견 소통에 집중하는 분위기이다. 꼭 성공되기를 바라지만 과연 희망대로 될까. 해당 국가의 책임자 또는 사업책임자가 “귀국에서는 더 이상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서 해외에 수출은 하려 합니까”라고 질문하면 뭐라 답할까 궁금하다. 겨우 할 수 있는 답변은 “원전사고가 나면 위험하다 하니 우리는 원전건설을 중단했지만 귀국에서 원전 건설계획을 갖고 있으니 우수한 한국 기술을 택해달라”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과의 관계, 나아가 국가 간 관계에서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시작부터 꼬인다. 본인은 하지 않고 남에게만 하라는 배려 없는 행위는 신뢰의 기본을 잃게 한다. 한마디로 논리가 맞지 않는다. 탈원전정책을 고수하면 원전수출은 사실상 어렵다. 러중은 기술과 자금 등을 앞세워 거국적으로 국내 원전과 해외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탈원전정책을 즉각 접고 국내의 꼬인 원자력 인력분산과 산업 붕괴를 막아야 원전수출에 대한 해답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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