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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고척스카이돔] 비상하는 야구공처럼...초기 부정평가 딛고 미학적 재조명

고척 스카이돔 전경. 힘차게 비상하는 야구공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돔형 야구장은 야구 팬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날씨에 상관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야구 팬들이 야구 인기가 높은 미국이나 일본을 방문할 때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돔형 야구장이다.

프로야구 역사가 30년이 훌쩍 넘은 우리나라에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돔형 야구장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9월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에 ‘고척스카이돔’이 7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되면서 본격적으로 돔형 야구장 시대를 맞이했다. 한국 야구계의 숙원사업이었던 고척돔은 개장 초기 비판이 적지 않았다. 협소한 입지에 건립된데다 건물 외관 등 여러 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어떤 건축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재조명을 받는데 고척스카이돔도 그 가운데 하나다. 현재는 야구장뿐 아니라 아이돌 공연이나 가수들의 콘서트장, 행사장으로도 활발히 사용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관객 332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건축학적·미학적 가치도 높게 평가받아 2015년 시민들이 뽑은 아름다운 건물로 선정되는 등 서울 서남권의 대표 랜드마크로 발돋움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본 고척 스카이돔 모습.






■불리한 조건, 정교한 설계로 극복

대지 형태 고려해 달걀모양 평면 구성

일본 도쿄돔보다 지붕 높이 5m 높아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경인로와 안양로 교차점에 자리 잡고 있는 국내 최초의 돔 구장 고척스카이돔은 서울시의 프로그램에 따라 철거된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하기 위해 지어졌다. 야구 경기 등 여러 가지 행사에서 비롯되는 소음과 미광이 주변의 대규모 주거단지와 근린생활시설·병원 등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전천후 돔으로 설계됐다. 지붕이 늘 닫혀 있는 폐쇄형이다. 설계는 일건건축사사무소와 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았고 서울시설공단이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이며 그라운드와 지붕 간 높이는 일본 도쿄돔보다 5m 높은 67.59m, 관중석은 총 1만8,076석이다.

전체 외형은 힘차게 비상하는 야구공의 에너지 넘치는 순간을 상징화했다. 전체 색깔은 은회색이며 윗부분은 몸통과 분리돼 마치 건물 위에 원형의 뚜껑이 얹혀 있다는 느낌을 준다. 구장 전면에는 야구공을 상징화한 조형물을 세워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고척스카이돔은 폭이 좁고 긴 부정형 대지 위에 지어졌다. 대지 조건이 불리한 상황이지만 국제규격의 실내 야구장과 인근 주민들의 숙원시설인 축구장·농구장 등 체육시설을 함께 배치하기 위해 정교한 설계를 실시해야 했다. 설계를 담당한 일건건축사사무소 측은 “대지의 형태를 고려할 때 내야에서 외야 쪽으로 점점 좁아지는 달걀 모양의 평면 구성은 거의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국제공인규격에 맞춰 1루와 3루 간 거리를 설계하고 야구장과 여러 체육시설의 배치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돔 배치의 미세한 조정 등이 필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유사시 국민대피시설로 활용될 수 있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지진·태풍·눈 등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

고척 스카이돔 내부 전경.




■교통불편 최소화·에너지절약 극대화

구일역과 직접 연결된 보행데크 신설

자연채광 위해 상부에 유리섬유 적용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문화체육시설인 만큼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도 신경 썼다. 부지 앞 경인로는 서울과 부천시·광명시·인천시를 연결하는 도로로 상습 정체구간이다. 반면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15개가 넘는 버스 노선이 지나가고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이 인접해 대중교통 여건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부지 안에는 경기장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주차공간만 확보하고 ‘관람객은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는 원칙 아래 설계를 진행했다. 고척돔으로의 진입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서울시는 구일역과 구장의 외야석 출입구를 직접 연결하는 보행 데크를 별도로 신설했다.

대규모 실내 체육시설이어서 조명·냉난방 등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자연채광과 환기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도 힘썼다. 돔 상부에 테플론 코팅 유리섬유를 적용해 햇빛의 15% 이상을 통과시켜 자연채광을 최대한 확보했다. 지붕 상부를 따라 설치된 자동개폐 창문을 통해 별도의 시설 없이도 채광 확보와 환기가 가능하도록 했다.

설계의 난제 중 하나는 야구나 콘서트 등 행사 때 소리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이었다. 또 비행기의 소음이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에 천장에 특수개발한 투명 차음막과 흡음구조를 설치해 소음을 40~60㏈ 이내로 줄였다. 또 양측 대형 채광창에는 흡음 유리와 흡음 커튼을 설치해 차음(遮音) 효과를 높였다.

고척 스카이돔 옆에 있는 축구장 모습. 돔 구장에 농구장, 수영장 등 다양한 주민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다.


■MLB수준으로…시설 업그레이드

대규모 공연·집회장소로 다목적 활용

올 초엔 냉난방시설 갖춘 수유실 설치

고척스카이돔은 야구 경기뿐 아니라 대규모 공연장이나 집회 장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국제규격의 야구장은 다이아몬드석과 스카이박스석 등 관중시설과 운동실·운영사무실·프레스룸 등 선수·운영시설을 갖췄다. 또 넓은 콘코스(concourse), 음식 스탠드 등 관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헬스장과 지하층의 수영장, 축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은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공연장이나 집회 장소로 사용할 경우 외야 쪽에 무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별도의 캣워크가 설치돼 있고 지붕 구조체는 무대장치를 위한 리깅(rigging)을 매 달 수 있도록 보강돼 있다.

올 초에는 수유실을 추가로 설치하고 출연자 대기실을 새롭게 설치하는 등 시설 개선을 진행했다. 내야 2층에 약 14㎡의 면적으로 조성된 수유실에는 냉난방시설, 기저귀 교환대, 수유용 소파 등이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안에 고척스카이돔 광장에 포토존을 신설하고 지하판매시설 내 관객 대기공간도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메이저리그 수준의 야구장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지윤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고척스카이돔이 서울의 대표적인 체육문화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사진제공=일건건축사사무소



고척 스카이돔 내 다이아몬드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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