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한미정상회담 눈앞인데 조기수확론은 또 뭔가

북한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한미 정상회담이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담판이 결렬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 외교가에서 나오는 발언을 보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지난 4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한 학술회의에서 “대화가 재개될 때 조기수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협력에서 유연한 정책을 펴도록 미국이 도와주는 게 좋은 방법”이라며 “북한이 보이는 첫 구체적 비핵화 조치에 미국 측은 상응 조치, 즉 제재 완화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외교 라인의 이 같은 상황 인식은 안타깝게도 희망 사항에 가깝다. 청와대가 군불을 때고 있는 ‘굿 이너프 딜’에 이어 또다시 현실성 없는 주장이 되풀이되면서 북핵 협상을 둘러싼 안팎의 우려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완전한 비핵화 과정을 쪼개 합의하고 일부 초기 성과를 얻겠다는 굿 이너프 딜은 미국 정부·의회 분위기와는 결이 크게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노이회담 결렬 후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일괄타결을 뜻하는 빅딜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궁극적 목표 달성 전에 대북 제재 해제는 없다는 우리 행정부 정책은 매우 분명하다”고 재확인했다. 미국 의회와 정치권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는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자체까지 불신하는 모습이다.

미국의 북핵 인식이 이런데도 정부는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 재개로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길을 고집하고 있다. 단계적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것은 북한의 오랜 살라미 전술에 놀아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제재를 먼저 풀면 북이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과거 6자회담에서 확인했듯 환상에 불과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양국 공조 압박을 재확인하는 자리여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