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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격전인데...'맞짱' 못뜨는 국내IT

구글, 내년초 서울에 데이터센터

韓시장 놓고 AWS·MS와 쟁탈전

국내사 "정면대결 대신 주변공략"





구글이 내년 초 한국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기존 국내시장 양강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뛰어난 네트워크 기반에 수요까지 풍부해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안마당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내준 상태다. 국내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외국사와 정면대결을 펼치기 보다는 이들의 클라우드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거나 통신기술, 보안 등 주변 생태계에 힘을 쏟고 있다.

◇구글, 내년 서울에 데이터센터=구글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2020년 초 서울 리전 개설 계획을 공개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국가나 도시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이를 ‘지역(리전·region)’으로 구분한다. 서울은 인도 뭄바이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도쿄 등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8번째 리전이다. 구글 클라우드 서버는 LG유플러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드 캘더 구글 부사장은 “한국은 정보통신 기술의 리더이며 게임 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며 “서울 리전 설치는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한국 업체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고객에게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국내에 리전을 설치하면 클라우드의 양방향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1㎳(1,000분의 1초) 이하까지 줄일 수 있다. 또 국내 데이터 센터 설치를 필수 요건으로 제시한 정부나 기관 등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도 뛰어들 수 있다.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활동반경이 대폭 넓어지는 만큼 기존 국내 시장 양강이자 이미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AWS, MS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韓시장, 통신망 좋고 잠재력 커=글로벌 IT 들이 앞다퉈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이유는 클라우드 성장 매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클라우드 컴퓨팅실행전략’에 따르면 국내 10인 이상 기업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2016년 12.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 중 27위에 그쳤다. 1위 핀란드(56.9%)나 3위 일본(44.6%) 등과 상당한 격차로 다시 말해 클라우드로 전환할 잠재 고객이 풍부하단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규모도 2015년 5,145억원에서 2021년 1조3,041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국내 클라우드 기업의 기술경쟁력은 미국의 75.1% 수준(1.7년 격차)에 불과하다. 글로벌 IT들이 안방 견제 없이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여건인 셈이다. 외국계 업체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2017년 67%를 기록한 뒤 점점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맞대결 대신 우회로 택한 국내사=2017년 기준 세계 클라우드시장 점유율(IDC 조사)은 AWS가 46%로 절반을 차지하고 MS(10.7%), IBM(5.6%), 알리바바(4.5%), 구글(3.3%) 순으로 이미 국내기업이 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정면대결보다는 이들을 활용하거나 클라우드 주변 생태계를 공략하고 있다. LG CNS의 경우 글로벌 IT들이 공급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국내 기업이 쓸 수 있도록 관리하는 서비스와 함께 민감한 정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자체 제공하는 이원화 전략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무리한 경쟁보다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정보 전달 지연을 최소화하는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기술을 글로벌 IT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해킹을 원천 봉쇄하는 ‘동형암호화’ 기술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와 AWS 같은 기업을 따라잡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클라우드 주변 생태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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