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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FOCUS] 자동차 사업 몰려 간 PEF, 수익률은 '울상'

한앤코의 케이카, 각종 비용 증가에 순손실 56억원

흑자 규모 SK 시절보다 200억 줄어

조이렌트카도 영업익 53.1% 감소

VIG 투자한 클라쎄오토·오토플러스도 수익성 악화

한앤컴퍼니가 SK로부터 인수한 SK엔카직영은 케이카로 이름을 바꾸고 영업에 나섰지만 각종 비용 증가로 지난해 수익성은 악화됐다./서울경제DB




지난해 자동차 관련업에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성장성을 믿고 대기업 계열 중고차 사업부와 렌터카 회사를 인수하고 차량 공유와 모빌리티 등 관련 사업에 투자했지만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기업 계열사로 있을 때와 달리 각종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은 점, 신사업은 각종 규제로 인해 제대로 영업이 쉽지 않은 점 등이 이유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VIG파트너스·IMM 등이 투자한 자동차 관련 업체 6곳은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흑자폭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케이카(HCAS)가 대표적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4월 ㈜SK로부터 엔카중고차사업부문(SK엔카직영)을 2,287억원에 사들였다. 영업 첫해 인 지난해 실적은 어땠을까. 케이카의 지난해 매출은 7,426억원,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은 5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1·4분기 SK 사업부일 때 실적까지 더하면 매출은 9,905억원으로 1년전(9,314억원) 대비 6.3%가량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된 모습이다. SK 소속일 당시 공개된 수익성 지표인 법인세 차감전 수익은 106억원이었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로 넘어간 이후 90억원의 법인세 차감전 손실을 기록했다. 200억원 가까이 흑자 폭이 줄어든 셈이다.

케이카의 수익성 악화는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줬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크게 늘었다. 또 한앤컴퍼니가 케이카를 인수하면서 돈을 많이 빌렸는데 이에 따른 이자 및 수수료 지급이 많았다. 케이카의 지난해 판관비는 매출총이익(726억원)을 넘어선 739억원이었다. 가장 큰 항목은 무형자산상각비(115억원)였는데 대부분은 영업권 상각비(107억원)다. 한앤코가 케이카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 HCAS는 비상장사로 일반기업 회계기준을 적용 받는다. 이로 인해 영업권은 내용 연수(5년)에 따라 매년 상각되는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SK 소속일 때 보다 107억원의 비용 부담이 늘었다. 한앤코는 케이카 인수에 있어 전체 인수 비용 중 60%(1,373억원) 정도를 장기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렇다 보니 이에 따른 이자 비용이 39억원, 지급수수료가 19억원으로 총 60억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각종 비용이 늘면서 케이카는 예전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한앤코가 CJ로부터 지난해 4월 인수한 조이렌터카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은 463억원으로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억원에서 22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은 15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고 당기순익도 11억원으로 65.1% 급감했다. 대기업 계열사일 때와 달리 영업 비용이 9% 이상 늘었고 회사 경영과 관련된 이자비용 18% 증가, 한앤코 인수 이후 조이렌트카가 케이카와 함께 설립한 ‘케이카캐피탈’에 따른 지분법 손익 등이 실적 악화의 이유였다.

VIG파트너스가 GS엠비즈로부터 2017년 2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클라쎄오토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클라쎄오토는 폭스바겐 최대 딜러사다. 지난해 매출은 1,502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7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여파로 정상 영업이 어려웠고 이에 따른 기저효과다. 하지만 2018년 영업익은 30억원으로 차를 팔지 못했던 2017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7년 차량 판매가 어려워 판매 사원 숫자를 줄이고 긴축 경영에 나서는 한편 수익성이 좋은 정비 사업 위주로 영업을 했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2018년 판관비는 62%나 급증했다. 급여가 31억원에서 50억원으로 61% 늘었다. 외주 용역비 항목이 16억원으로 많이 잡힌 것도 악재였다. VIG파트너스가 투자한 중고차 사업체 오토플러스 역시 영업손실 83억원으로 28.1% 급증했다. 당기순손실도 96억원으로 18.4%나 늘었다. 중고차 시장이 성장한다고 하지만 효율적인 재고관리가 안되는지 재고액이 59억원에서 121억원으로 급증하고 장단기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을 많이 낸 점이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24시간 운행 중단 및 생존권 결의대회가 열린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서울서부역 인근 택시 승차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다. /연합뉴스


신사업으로 주목 받는 차량 공유 업체 쏘카에 투자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재미를 볼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IMM은 지난해 4월 쏘카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쏘카의 영업손실은 17억원에서 33억원으로 두배 규모가 됐다. 차량 공유 초기 아직 이익을 낼 단계는 아닌 점이 이유다. 다만 매출은 1,594억원으로 31% 급증했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고 장기 투자를 한다면 수익을 기대해 볼수도 있는 상황. 다만 투자 만기가 있는 펀드로 투자하는 PE 입장에서는 조급할 수 밖에 없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투자한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파업 등 여파로 손실이 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차량공유 시장의 대표격으로 1조6,000억원이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영업손실은 211억원으로 전년(106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TPG는 컨소시엄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30.7%를 5,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TPG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이사회 소속인 TPG 임원이 공식 항의하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PEF가 보유한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업계에서는 자동차 산업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사업인 점, 신사업은 아직 정부 규제가 완벽하게 풀리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특히 중고차나 렌트카 등 대기업 계열 일때 그룹사 물량을 수주했지만 관련 물량이 줄어드는 점도 악재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나 렌터카 사업 특성상 연관 작용하는 면이 많아 별도로 떼어내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좀 지나야 한다”며 “비용을 줄이고 재고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투자 기간을 두고 그 안에 기업을 최적화 하기에 경기 변동 같은 큰 외부 변수가 없다면 수익성은 시간이 갈수록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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