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 무기거래조약서도 발 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래식 무기의 국제거래를 막기 위한 유엔 무기거래조약(ATT) 참여를 철회하기로 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이란 핵 합의에 이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 참여하기로 한 국제조약에서 또다시 발을 빼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미국총기협회(NRA) 연례총회에 참석해 “나의 행정부는 ATT를 절대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된 협정인 ATT에 대한 미국의 서명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기 소지와 휴대 권리를 인정한 수정헌법 제2조를 거론하며 “미국의 주권을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외국 관료들이 헌법상 자유를 짓밟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ATT가 비준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며 비준안을 돌려달라고 상원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TT는 재래식 무기가 느슨한 규제로 테러조직이나 무장반군단체·조직범죄단체 등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불법거래 시장을 규제하자는 취지로 유엔에 의해 도입됐다. 2013년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NRA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약에 서명했지만 아직 상원에서 처리되지 않고 계류돼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700억달러 규모의 재래식 무기 사업을 규제하는 이 조약에 NRA가 반대해온 만큼 ATT 참여 철회로 오는 2020년 재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NRA의 지지기반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