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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 IPO 실적 격차, 결국 정책 차이다

최근 미국 증시는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넘는 유니콘의 기업공개(IPO) 소식으로 연일 뜨겁다. 최근 한 달여 사이 핀터레스트·줌·리프트·페이저듀티 등이 상장에 성공했다. 올해 미국 IPO 시장의 하이라이트는 차량공유 업체 우버다. 우버는 9일(현지시간)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사무실 공유 업체인 위워크와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 등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한국 증시의 상황은 딴판이다. 본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코스닥시장에서 옮겨온 더블유게임즈와 우리은행에서 지주사로 전환되는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하면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등 단 2곳뿐이다. 올 상반기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던 바디프랜드는 경영투명성 문제로 상장심사에서 탈락했고 국내 첫 조 단위 IPO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리츠는 청약부진으로 공모를 철회했다.

한국과 미국의 IPO 시장이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은 증시 환경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치·외교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경제에서는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했다. 대규모 감세와 친기업 정책으로 해외 기업들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 유니콘들이 IPO를 선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도 비바리퍼블리카·크래프톤·우아한형제들 등 유니콘이 있지만 아직 IPO 계획은 없다. 한국 유니콘들이 IPO를 꺼리는 것은 증시 부진보다 규제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벤처캐피털 등에서 투자를 받아 회사를 키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증시는 한 나라 경제의 바로미터다. 한국 증시가 만년 천수답에서 벗어나려면 유니콘을 성장엔진으로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 유니콘 창업자들의 경영권 불안을 해소할 차등의결권 도입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유관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벤처생태계 활성화 대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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