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본업인 무선 사업 부진을 인터넷(IP)TV로 만회하며 올해 1·4분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앞으로다.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에 올해에만 수 조원을 써야 하는데 가입자 유치 경쟁은 치열해지고, 서비스 차별화도 만만치 않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SK텔레콤(017670)(SKT(030200))은 지난 분기 매출액 4조 3,349억원, 영업이익 3,226억원, 순이익 3,736억원이라고 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0.9% 감소했다. 선택약정 할인율이 20%에서 25%로 증가하고 기초연금 수급자 요금이 감면돼 이동전화 수익은 6.1% 줄어든 2조4,100억원,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8.0% 감소한 3만645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IPTV 매출은 가입자·콘텐츠 이용이 늘며 17.9% 급증한 3,156억원을 기록했고, 가입자도 11만9,000명 순증해 누적 485만명을 나타냈다. 무선분야의 부진을 미디어·콘텐츠가 방어하며 지난해 수준 수익성을 유지한 셈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T와 LG유플러스(032640)(LGU+)도 IPTV 선전에 기대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3%, 3.7% 증가했다.
그러나 2·4분기 이후 이통사 실적은 안갯속이다. 본격적인 5G 투자에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서다. SKT는 5G 투자에만 지난해 2조1,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30~4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KT는 올해 5G 등에 6년 만에 최대 규모인 3조3,000억원을 투자하며, LGU+ 역시 네트워크 구축비용이 늘 전망이다. 반면 이통 3사가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고 역대급 공시지원금을 쏟아내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수익성 부담은 커지는 모양새다. KT는 5G 투자가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고 LGU+도 실적개선 시점이 2020년보다 1~2년 미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 차별화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은 실감 콘텐츠를 우선 내세우고 있지만 수익으로 돌아올지 의문”이라며 “한 번 출시한 요금제도 더 낮추기 어려워 당장은 뚜렷한 수익모델이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진혁·백주원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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