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0월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글로벌 기업 간 연결과 협력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6일 경주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개회식에서 “APEC 정상회의가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을 알리는 역사적 이벤트라면 APEC CEO 서밋은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대형 쇼케이스(행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퓨처테크 포럼과 K테크 쇼케이스 등 부대 행사를 마련해 한국 기업의 혁신 역량과 지속 가능성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대한상의 하계포럼은 국내 최대 경제계 행사로 매년 제주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APEC 사전 점검 차원에서 개최지 경주에서 막을 올렸다. 최 회장은 “APEC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CEO 1700여 명이 함께 하는 아시아태평양 최대 비즈니스 행사”라며 “현장을 살피고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주가 아닌 경주에서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회식에는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과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과 박승희 삼성전자(005930) 사장, 이형희 SK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하범종 LG(003550) 사장, 이태길 한화 사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가 ‘새정부 국정 운영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취임 후 경제계와의 첫 만남이다. 김 총리는 APEC을 한국이 처한 여러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에 없던, 초격차의 ‘K-APEC’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경주만의 행사가 아닌 국민들이 참여하는 APEC이 돼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들이 금모으기에 동참했던 것처럼 이번 APEC 역시 온 국민이 함께해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문화 선도국가로 올라서자는 취지다. 김 총리는 다음 주부터 직접 APEC 점검 회의를 주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한상의 역시 이번 포럼을 APEC 준비에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김기현 국회 APEC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 등 APEC특위 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주요 행사장을 방문하며 APEC 홍보 부스도 운영한다. 포럼 참가자들이 경주 시내 주요 식당과 관광지를 체험한 평가 의견도 취합해 실제 행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포럼에서는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도 조망한다. 최 회장은 포럼 셋째 날인 18일 ‘인공지능(AI) 토크쇼’를 진행한다. 정신아 카카오(035720) 대표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산업 현장에서 제조 공정의 AI 전환 실태와 스타트업 기업들의 AI 기술 적용 사례를 조명한다. 예상욱 워시스왓 대표와 김진우 라이너 대표, 이예하 뷰노 대표 등 국내 주요 AI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한다.
미국 최초의 양자컴퓨터 상장 기업인 아이온큐의 공동창업자인 김정상 듀크대 교수는 양자기술을 토대로 한 미래 산업의 판도와 글로벌 기술패권 전략을 제시하며 김정균 보령 대표는 우주의학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한국이 선점하는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강명수 대한상의 기획회원본부장은 “이번 포럼은 ‘신라의 지혜, 미래의 길’이라는 슬로건처럼 기업인들이 미래를 내다보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통찰의 장이 될 것”이라며 “APEC 정상회의와 글로벌 경제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업인 모두가 함께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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