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울포럼] "과학자들 실패 걱정 없게 10년 이상 탐구 자유 보장해야"

■특별강연-로버트 루트번스타인 교수

연구자들 임금 올려줘 직업 안정성 뒷받침 필요

여러 재능 융합하는 '폴리매시'로 창의력 키우고

과학 잡지·미디어 보면서 상상하는 훈련도 해야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대 교수/서울경제DB




“기초과학 연구자들에게 탐구할 수 있는 자유와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해야 창조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정부가 인프라와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울포럼 2019’의 본막이 오른 15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본지와 만난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대 생리학과 교수는 기초과학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에 대해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재들이 기초과학보다는 의사나 변호사가 돼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선호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임금을 올려주고 그들이 불안감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대중에게 ‘창의성 전도사’이자 ‘창조적 구루(guru)’로 알려져 있다. 천재성을 지닌 작가를 선정해 지원하는 맥아더 펠로십, 일명 ‘천재기금’을 1981년에 받기도 했다. 1999년 아내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미시간대 연극학과 교수와 함께 출간한 ‘생각의 탄생’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2007년 출간돼 주요 언론사가 뽑은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기초과학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에서 15년 정도 탐구의 자유가 주어져야 하지만 이런 환경을 보장받는 연구자들은 많지 않다”며 “정부는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인프라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로부터 장기간 재정지원을 받는 과학자들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많은 과학자가 있어야 많은 발견을 한다는 것은 언뜻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많은 과학자가 있으면 한정된 정부 재원을 갖고 더 많은 단기경쟁이 벌어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과학적 성과란 상상력을 극대화할 때 도출된다”며 “위대한 과학자들은 예술가처럼 자유롭게 상상했던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페니실린’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영국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과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을 꼽았다. 그는 “플레밍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을 뿐 아니라 플레이트에 있는 미생물을 염색하기까지 했다”며 “아인슈타인은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직관력을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시험성적에 집착하는 한국의 학교 교육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창의적인 인재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라며 “시험을 잘 보고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는 사람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더 빨리 외우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가 창의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조하는 개념은 ‘박학다식(polymathy·폴리매시)’이다. 그는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는 훈련을 멈춰야 한다”며 “한 가지 이상을 잘하면서도 여러 가지 재능을 융합하는 개념이 바로 ‘폴리매시’”라고 설명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포럼 이틀째인 16일 오전 특별강연을 통해 호기심을 성과로 연결하는 훈련법을 소개하고 같은 날 오후에는 세션3 ‘칸막이를 허물어라-창의와 소통’이라는 주제로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카를로 로벨리 엑스마르세유대 이론물리학센터 교수 등 석학들과 패널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그는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을 향해 “과학잡지를 읽고 과학 미디어 영상을 접하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며 “이 같은 훈련을 하다 보면 다음에 어떤 발견이 이뤄질지 예상하고, 어떤 발명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앞으로의 연구목표에 대해 “관절염과 당뇨병 등 자가면역질환과 관련해 어떤 인자가 이들 질환을 야기하는지, 기존 연구와 다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구가 진행되면 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발명은 때로 예술가에 의해 이뤄지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또 다른 목표는 과학자와 발명가로서 예술가·뮤지션 등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홍용·박효정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