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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흔든 문무일 "박상기 말대로면 검찰은 입 다물어야"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검경 수사권 관련 작심발언
"수사 착수-종결 분리해야… 조정안은 문제만 확대시켜"
'정치권력의 검찰 흔들기' 질문에 양복 상의 퍼포먼스
공무원 생활서 광주 언급 중 '울컥' 후 간담회 끝내

양복 흔든 문무일 '박상기 말대로면 검찰은 입 다물어야'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정부와 국회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다시 한번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특히 정치권력의 검찰 장악 질문에 양복 퍼포먼스를 즉석에서 보이고 검찰 입장과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내놓는 등 임기 막판까지 물러설 의향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문 총장은 16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점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검찰이 적지 않은 원인을 제공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정부와 국회안이 결코 대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총장은 특히 “프랑스 대혁명 이후 민주 발전 과정에서 수사와 재판은 착수하는 자와 결론 내리는 자를 분리해 왔다”며 “그동안 검찰에 (특별수사권과 기소권 독점 등) 전권적 권능이 있었다고 ‘경찰도 해보라’는 식으로 나오면 문제는 오히려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기소까지 하는 부분이 너무 확대돼 있어서 이 같은 민주적 원리의 예외 문제는 우리도 인정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독점적 권능을 어떻게 축소하고 통제할 것인가가 핵심인데 정부안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 총장은 검찰의 권한 내려놓기 작업을 법 개정 전에도 꾸준히 이어왔다고 역설했다. 그 예로 전국 43곳의 특별수사 조직 폐지, 대검찰청 인권부 설치, 의사결정 과정 기록, 외부전문가들의 점검 시스템 도입 등을 들었다.

지난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에게 보낸 e메일 내용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무엇보다 박 장관이 수사권 조정 논의와 관련해 Δ검·경간 기존의 불신을 전제로 논의하지 말 것 Δ개인적 경험이나 특정 사건을 일반화시키지 말 것 Δ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외국의 제도를 예로 들어 주장하지 말 것 등을 당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외국 사례 등도 얘기 못하게 하면 검찰은 입 다물어야 된다”고 반박했다. 문 총장은 “검찰이 갖는 통제 받지 않는 독점적 권능 해소가 문제인데 (정부안은) 엉뚱한 부분만 손댔다”며 “박 장관의 e메일은 (인식의) 틀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정안은 사후통제로) 국민들이 이의제기하면 해결된다는데 이의제기할 정도로 논리적인 사고가 가능한 국민과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한 얘기”라며 “현재 시스템이 다 옳은 건 아니지만 국민의 불편을 전제로 제도 만드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 권력에 검찰 휘둘린다는 지적에 검찰총장도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마치 준비했다는 듯 양복 웃옷을 벗은 뒤 흔들어 보였다. 문 총장은 “흔들리는 옷을 볼 게 아니라 흔드는 걸 시작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며 “공동체에서 각 세력이 자기한테 유리한 결론 내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당연한 행위이고 외부에서 흔드는 시도는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해서도 다소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 총장은 “공수처에 큰 틀에서 동의하는 게 아니고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것은 검찰이 언급하면 불편해질 측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또 “공수처라고 중립을 지키겠느냐”며 “개념으로만 중립이 있지 실생활에 중립이 있긴 힘들며 법률 외적인 판단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 총장은 “이번 간담회가 임기 내 마지막이길 바란다”며 “조만간 지명될 후임 총장에겐 새 제도 안에서 집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게 소망이었는데 그 소망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넘겨주게 된 걸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생활을 지금까지 해온 동안 광주에서…”라는 말과 함께 한동안 눈물을 참다가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기자간담회를 마쳤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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