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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6개월째 감소세…막연한 낙관론이 더 문제다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경제에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월 수출액이 45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째 뒷걸음질이다. 3~ 4월 잠시 감소세가 개선되는 듯했지만 5월 들어 다시 급감하는 모습이다.

심각한 것은 수출을 주도해온 반도체 수출의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4월 13.7% 줄었던 반도체 수출은 5월(-30.5%)에는 감소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핵심 지역인 대중국 수출(-20.1%)이 두자릿수나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의 악화로 우리의 중간재 수출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이다. 적신호를 보이는 것은 수출뿐만이 아니다. 경상수지 흐름도 좋지 않다. 오는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4월 국제수지에서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가뜩이나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2012년 5월 이후 83개월 동안 이어져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마저 중단되면 우리 경제의 충격이 커질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처럼 경제의 먹구름이 몰려오는데도 정부가 안이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는 “경상수지가 4월 적자를 보이더라도 외국인 배당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틈만 나면 “올해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상반기 전체로도 마이너스를 피할 수 없고 하반기 반등도 장담하기 힘들다. 미중 통상전쟁으로 세계 경기가 더 나빠지면 반도체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마저 무너지면서 경제는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이쯤 해서 정부는 막연한 낙관론을 접고 경제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기업이 체력을 회복하고 신성장 부문에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혁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난국을 돌파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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