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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으로 만개한 '봉·홍 10년 콤비'

2009년 '마더'·2013년 '설국열차' 이어

취향·스타일 공유하며 세번째 작품 완성

홍 감독, 빛으로 빈부격차 표현 역량 발휘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홍경표 촬영감독.


‘기생충’의 초반 백수 가족의 장남이 부잣집에 과외면접을 하러 가는 장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한 미장센을 구현한 일급 스태프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랜 시간 함께 손발을 맞춰온 호흡이 빛을 발하면서 이 영화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걸작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봉 감독의 낯설고 독특한 이야기를 스크린 위에 옮긴 일등공신은 역시 홍경표 촬영감독이다. 충무로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촬영감독 중 한 명인 그는 지난 1998년 ‘하우등’으로 데뷔한 베테랑 스태프다. 데뷔 연도로 치면 2000년에 첫 작품 ‘플란다스의 개’를 발표한 봉준호보다 2년 선배인 셈이다. 홍 감독은 데뷔 후 ‘반칙왕’ ‘지구를 지켜라!’ ‘태극기 휘날리며’ ‘곡성’ ‘버닝’ 등 수많은 명작에 참여하며 누구도 넘보기 힘든 입지를 구축했다.



‘기생충’은 봉 감독과 홍 감독이 함께 작업한 세 번째 장편영화다. 두 사람은 2009년 ‘마더’와 2013년 ‘설국열차’를 거치며 서로의 취향과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는 영화적 동지로 발전했다. 특히 빛과 어둠의 섬세한 대비를 통해 빈부격차를 표현한 ‘기생충’은 홍 감독이 역량을 발휘할 여지가 더욱 많은 작품이었다. ‘렌즈보다 빛이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지닌 홍 감독은 2000년대 초중반 촬영감독이 촬영팀은 물론 조명팀까지 총괄하는 ‘DP(Director of Photography)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 이전까지 충무로는 빛을 관장하는 조명감독과 화면을 구성하는 촬영감독의 역할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었다.

홍 감독은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이 사는 반지하 방에 빛이 떨어지는 짧은 순간을 포착하려는 봉 감독의 의도를 화면에 담기 위해 해가 뜨기 전부터 카메라를 세팅하고 기다렸다고 한다. 백수 가족의 장남이 부잣집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는 순간, 주인공 기택이 홀연히 정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부감 쇼트로 찍은 클라이맥스 등도 홍 감독의 장인정신 덕분에 한층 멋지게 탄생할 수 있었던 장면으로 꼽힌다. 봉 감독은 “매 순간 열정적인 에너지로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는 듯한 홍 감독이 옆에 있으면 정서적으로 엄청난 힘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주말 이틀 동안 212만1,602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336만명을 넘어섰으며 마땅한 경쟁작이 보이지 않는 탓에 장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의 연령대 비중이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흥행 가도에 청신호를 밝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CGV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기생충’을 CGV에서 관람한 관객의 연령대 비중은 20대와 30대가 각각 32%, 31%였으며 40대와 50대는 각각 22%, 13%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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