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시위 현장에 BB탄 총을 쏜 대학생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특수폭행·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모(20)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김씨는 작년 10월 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의 주최로 진행 중이던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대회’ 무대를 향해 BB탄 총을 10여발 쏴 참가자 A 씨의 다리를 맞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다섯 번째 열린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6만여 명이 “불법촬영(몰카) 범죄를 규탄하고 법원이 남성에게 유리한 편파 판결을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일부 남성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시위가 열리고 있는 도로 인근에 있으면 주최측과 마찰이 일어나거나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고, 이에 경찰은 시위 장소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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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김씨는 무대로부터 약 12.9m가량 떨어진 인도에서 BB탄이 들어있는 총을 발사했고, 대부분은 무대 앞에 설치된 펜스에 맞고 떨어졌다. 김씨 측은 범행 당시 정신질환이 있어 심신 미약 상태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김 씨가 정신병 진단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리 준비해 간 모형 총으로 BB탄을 쏴 다수가 참가하는 집회를 방해하고, 참가자 1인을 맞혀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집회 방해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 또한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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