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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봉덕 코맥스 회장 "인재·기술·신시장·신뢰가 장수기업 비결"

인터폰으로 시작...제품 지속개발

홈 IoT·스마트홈 독보적 경쟁력

직원 역량 키우고 R&D 집중하니

국내 특허 72개 등 성과 돌아와

대기업과는 경쟁·협력 병행해야

변봉덕 코맥스 회장






코맥스 직원들이 경기도 성남의 공장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코맥스


“50년 넘게 코맥스가 경쟁력을 유지한 비결요? 인재육성, 기술개발, 시장개척, 파트너와의 신뢰와 협력. 이 네 가지입니다.”

변봉덕(80) 코맥스 회장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장수기업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코맥스는 지난 1968년 가정용 인터폰으로 시작해 현재는 홈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관련 제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다. 2017년에는 당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선정한 ‘명문장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6년 연속 세계일류상품 지정을 받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코맥스 창업부터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변 회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재육성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인재육성을 제1의 가치로 삼는다는 철학이 말처럼 쉽지 않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인재육성은 경영자의 가장 가치 있는 일이면서 가장 유익한 투자입니다. 코맥스도 ‘코맥스 아카데미’ 제도를 통해 사내 교육도 하고 임직원이 외부 교육에 참여하는 일도 아낌없이 지원합니다. 코맥스에 들어온 사람이 역량을 키우면서 마음껏 일하게 해주는 것, 신명 나는 일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제가 끝까지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코맥스의 역사는 기술 개발의 역사이기도 하다. “매 시기마다 경쟁자보다 더 나은 제품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앞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변 회장의 원칙이다. 이런 이유로 연구개발(R&D) 인력이 전 직원의 25% 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모험적인 측면의 제품 개발을 하는 편이에요. 과거에도 너무 앞서 개발해 성공하지 못한 사례가 많습니다. 10년 전에 이미 음성인식을 제품에 반영하려고 했고 아파트 단지 월패드에 주변 상가 주문서비스를 적용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배달앱’의 전신인 셈이죠. 이런 도전 덕분에 72건의 국내 특허를 획득했고 현재의 IoT 사업에서도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맥스는 이렇게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단순 홈네트워크를 넘어 능동적인 스마트홈 환경을 구현해 나간다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IoT 장비와 센서들을 연동하고 코맥스 클라우드로 정보를 수집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변 회장은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라는 당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코맥스는 창업 초기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노력을 쏟아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변 회장은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가 라스베이거스가 아닌 시카고에서 열리던 시절인 지난 1972년부터 매년 이 쇼에 참가했다. 3분의 2 정도는 현장에 부스를 차렸고 신제품이 없을 때는 직원 20~30명으로 참관단을 꾸려 바이어를 만나며 세계 기술 트렌드를 직접 배우게 했다. 이런 노력에 힘업어 지난해 매출액 1,444억원 중 수출 비중은 17.3%에 달한다.

변 회장은 고객은 물론 사업 파트너와의 신뢰도 중요하게 여긴다. AI 등 신기술이 등장하는 시기에는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임직원들에게 “기술과 사업 협력사를 먼저 찾아 손을 내밀라”고 조언하고 있다. 변 회장은 대기업과의 관계 또한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는 사이”라고 규정한다.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사업 기회를 많이 갖고 있기에 중기가 대기업에 협력을 해야 하지만 시장이 겹칠 경우엔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중소기업 관계”라는 설명이다. 변 회장은 “코맥스도 그간 삼성·LG·SK·KT 등과 협력도 하고 경쟁도 했다”면서 “시장이 다양하기에 협력과 경쟁이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변 회장의 기업승계 얘기도 유명하다. 변 회장의 아들인 변우석 사장은 원래 유럽 오페라 명소인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의 정단원인 성악가였고 경영엔 승계엔 뜻이 없었다. 변 회장은 유럽 대기업으로부터 회사 매각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2006년 아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변 회장은 “이탈리아에는 몇 대에 걸쳐 지속하고 있는 명문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아들이 오랜 이탈리아 생활에서 이들 기업의 사례를 좋게 본 것 같다”며 “지금은 변 사장에게 경영 전반을 맡겼고 저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 회장은 앞으로 회사의 성격을 전형적인 제조업에서 ‘스토리가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변 회장은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와 흥미가 없다고 느끼는 시대”라면서 “제품 하나하나에 이야기와 콘텐츠를 담아내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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