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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설탕을 고발한다]설탕과 담배의 결합...달콤 쌉싸름한 毒 이었네

■설탕을 고발한다

게리 타우브스 지음, 알마 펴냄





19세기 중반만 해도 당뇨병은 희귀병이었다. 논문에나 나올 뿐 실제 환자를 보기 쉽지도 쉽지 않았다. 100년 만에 미국인의 14%, 한국인의 10%가 당뇨병 환자가 됐다. 주범은 설탕이다. 저자에 따르면 설탕은 뇌에서 니코틴, 코카인, 헤로인, 알코올과 똑같은 반응을 일으킨다. 설탕이 몸에 들어가 인체의 대사 활동을 교란시킨다. 신간 ‘설탕을 고발한다’는 설탕을 ‘독성 물질’로 간주하며 그 중독성을 준엄하게 경고한다. 쉴 새 없이 단것에서 기쁨을 얻는 우리의 몸이 설탕에 의해 심각한 상처를 입었으며, 설탕이 만성질환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앞서 “지방은 비만의 주범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설탕 책임론’을 설파했던 과학·건강 분야 탐사전문기자로 10년에 걸친 치밀한 취재 끝에 이 책을 내놓았다.

담배와 설탕의 결합은 섬뜩하다. 1900년 이전 미국에서 진단된 폐암 증상의 사례는 150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1914년 집계된 폐암 환자는 400명이었다. 저자는 이때가 다양한 품종의 담뱃잎을 말리고 섞어 제작한 궐련형 혼합담배 ‘캐멀’이 출시된 지 1년 후라는 점에 주목한다. 미국에서 폐암 사망자는 꾸준히 증가해 1945년에는 1만2,000명, 2005년에는 16만3,000명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여기서 설탕이 무슨 죄인가. 연초를 높은 온도로 건조할 때 담뱃잎 성분이 변화를 일으켜 3%이던 당분이 22%로 급등한다. 여기서 당분이란 자당, 즉 설탕이다. 게다가 캐멀 담배는 고기를 재우듯 설탕 소스에 담뱃잎을 담근 후 말렸다. 설탕 함량이 높아진 담배연기는 염기성에서 산성으로 변해 점막 자극과 기침 유발없이 사람들의 폐 속을 쏙쏙 파고든다. 흡연자들은 모르는 새 단맛 나는 담배를 입에 물었던 것이다. 저자는 “설탕과 담배의 결혼”이 인간의 폐 속에 니코틴을 최대한 많이 전달하게 했고 전례없는 폐암 유행을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설탕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가능한 최소한’이라 답한다. 적당한 흡연량이란 게 어불성설이듯 설탕도 적당량은 없다며 설탕 없이 살아보라 권한다. ‘울적한데 단 것 좀 먹을까’ 싶던 마음이 책 앞에서 공포로 뒤바뀐다. 1만9,7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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