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은 지난 2013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10월 (나의) 중국 방문 이후 일본과 중국 관계는 완전히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며 “일본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과 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올해 일중 관계의 신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며 “아베 총리와 함께 전략적 리더십을 강화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중일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 간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나 중국의 인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제외한 채 우호적인 의제를 갖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교도통신은 미국과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미국을 겨냥한 듯 아베 총리에게 “이번 G20 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함께 (국제사회에) 내자”고 말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역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 러시아·한국·북한 등과의 외교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자국 내 여론으로부터 점수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아베 총리는 또 이날 회담에서 “내년 벚꽃이 필 때 시 주석을 국빈으로 일본에 초청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시 주석은 “극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회답하며 사실상 방일 초청을 받아들였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두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영원한 이웃 나라’로 규정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회담 이후 서로 협력 파트너로 위협이 되지 않기로 하고 해양안보·환경문제·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하는 등의 내용이 담은 합의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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