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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ICT 규제샌드박스 임시허가도 법 정비 늦어질땐 무기한 연장

"산업 규제샌드박스와 형평성 고려"

정부, 정보통신융합법 개정 공감대

접수 현황·처리 경과도 공개 검토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로 임시허가를 받은 사업에 대해 해당 규제가 완전히 정비될 때까지 유효기간을 자동 연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금은 유효기간이 최대 4년으로 한정돼 있어 규제가 안 고쳐지면 사업 중단이 불가피한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ICT융합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현재 최대 4년으로 규정된 임시허가의 유효기간을 ‘법령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융합법을 개정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법 개정은 의원입법으로 추진된다.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운영하는 규제 샌드박스와 법 간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국회가 이에 대한 법 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아이들이 모래밭에서 자유롭게 노는 것처럼 신기술·신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규제를 없애주는 제도다. 과기부(ICT)·산업부(산업) 등 4개 부처에서 운영한다. 이 가운데 ICT·산업 규제 샌드박스는 제도가 유사한데도 임시허가 기간이 서로 달라 형평성 논란을 일으켰다.

산업 규제샌드박스는 2년간 임시허가 이후에도 규제가 정비되지 않으면 ‘법령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 유효기간을 연장해준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실상 무기한”이라며 “만에 하나 법 정비가 지연되더라도 임시허가를 받은 업체는 계속 사업을 할 수 있으니 불법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ICT 규제 샌드박스는 1회(2년) 연장 후에도 규제가 안 고쳐졌을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없다. 임시허가 이후에도 법 개정이 안 되거나 관련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하면 해당 서비스는 다시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정부에서 신기술 임시허가를 받은 그린스케일의 ‘블루투스 전자저울’과 코너스의 ‘지능형 화재대피 유도시스템’은 정식 허가를 못 받아 시장 출시에 실패했다. 과기부의 다른 관계자는 “임시허가의 취지를 고려하면 ‘무기한 연장’을 허용하는 데에도 장단점이 있다”며 “다만 국회 일각에서 두 법 간 차이를 교정하고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실상 ‘깜깜이’로 운영되는 규제 샌드박스의 접수·처리 경과도 업체 동의하에 공개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지금은 과기부만 월별 규제 샌드박스 접수 현황을 공개한다. 곽노성 한양대 특임교수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규제 수요를 알기 어렵고 공무원의 성과·편의 중심으로 운영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부처 간 제도 운영에 다른 점이 있다”면서도 “요건에 맞는 신청이 얼마나 있고 심의 단계까지 잘 올라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면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개선 시도에도 정작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첨예하거나 기존 규제가 없는 사안에 대한 심사는 길어지는 문제가 여전하다. 지난 1월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블록체인 송금서비스업체 ‘모인’은 7개월 만인 지난 11일에야 최종 심의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보류 판정을 받았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공백이 “국제사회와 국회의 논의를 지켜보자”는 규제부처의 목소리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규제 샌드박스의 핵심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행정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심사위원도 잘 모르는 복잡한 사안의 경우 ‘풀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 때문에 판단을 못하고 있다”며 “민감한 쟁점사항 심사가 장기화되지 않게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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