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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박스피에 목마른 투자…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세'

[금융상품 신패러다임] <상>진화하는 증권사 상품
양매도 ETN, 연5~6% 수익 입소문 타고 지난해 1조 몰려
리스크 줄인 '손실제한형'·나스닥 추종 상품 등 변화 거듭
ELS, 만기 줄이고 안정성 강화…비대면 상품으로 문턱 낮춰
해외펀드 들여오는 화이트라벨링·증권사 발행어음도 매력

저금리·박스피에 목마른 투자…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세'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금융투자업계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그런 가운데도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은 단연 화제의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처음 출시한 2017년만 해도 연 1,500억원 정도 발행됐지만, 지난해 입소문을 타면서 단숨에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저금리 시대에 연 5~6%의 수익을 추구하는 안정적 상품이 인기를 끌자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는 그만큼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다. 그만큼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졌다. 최근 은행 정기예금 금리로는 1,000만원을 맡겨도 연 이자가 채 20만원도 못 된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연 2%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에 가깝다. 자산 축적도 은퇴 후 노후자금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금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투자의 시대는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했다. 쥐꼬리만한 은행 이자에만 매달리는 개인은 많지 않다. 원금보장 상품보다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라 선보여진 투자상품의 특징은 ‘중위험, 중수익’이다.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연 4~6%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양매도 ETN 역시 이런 흐름 속에 탄생했는데, 최근에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지난달 손실제한형 양매도 ETN을 선보였다. 최대 손실을 마이너스 30%로 제한하고, 매일 장 종료 기준 기준가 대비 10% 이상의 손실이 나면 자동 상환 기능을 추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손실제한형 양매도 ETN 2종을 내놨다. 지난해 ‘검은 10월’로 불린 급락장에는 양매도 ETN 역시 속수무책이었던 만큼 투자자의 불안감을 줄인 상품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손실제한형 양매도 ETN을 내놓은 것은 퇴직연금 시장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다. 원금 대비 손실이 40%를 초과할 수 있는 파생상품은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매도 ETN은 손실제한형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양매도 ETN의 원조인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애플, 구글 등이 포함된 나스닥1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까지 나스닥100 ETF는 있었지만 ETN은 이번이 최초다. 레버리지, 인버스 등의 상품으로 투자자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다.

중위험, 중수익의 대표격인 주가연계증권(ELS)도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더블찬스 리자드 ELS에서 상환 기회를 추가한 트리플리자드 ELS를 선보여 안정성을 높였다. 온라인 전용 ELS, 비대면 계좌 전용 ELS 등으로 가입 문턱도 낮췄다.

NH투자증권(005940)은 매월 조건 충족시 연 12% 이상의 수익을 제공하는 해외주식 월지급형 ELS 상품을 선보인다. 만기도 1년으로 짧고 발행 3개월후 매월 조기상환 기회가 제공된다. 일반 스텝다운형과 유사하지만 손실을 -20%로 제한한 ‘원금부분지급형 스텝다운 ELS’도 내놓고 있다. 연 5.20%의 수익에 손실 부담을 줄이고 만기를 단축한 상품이다.

해외 금융투자업계의 상품을 국내에 선보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화이트라벨링’에 집중하고 있다. 화이트라벨링 펀드는 일정 비율로 다수 펀드에 담을 수 있는 재간접펀드와 달리 설정금액 모두를 우수한 1개 펀드에 투자 가능하다. 증권사 입장에선 해외에 진출하지 않고도 해외전문 운용사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고객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웰링턴과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시작으로 최근 캔드리엄과 ‘하이켄드리엄글로벌4차산업펀드’까지 총 6개의 화이트라벨링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인수한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 X’가 자문하는 ‘Global X 포트폴리오 자문형랩’을 선보였다. 혁신성장, 인컴, 밸런스드 중 하나이 포트폴리오를 투자 성향에 따라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단기 자금을 은행보다 안정적으로 굴리길 원하는 경우라면 증권사의 발행어음도 매력적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 이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판매중이며 기간에 따른 약정형, 수시형, 적립식 등 투자방식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외화 발행어음까지 출시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한국거래소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춘 정책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늘어나는 만큼 연내에 주식형 액티브 ETF, 1대1 재간접 ETF, 국내 리츠 ETF 등의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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