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무역협상을 지연시키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의 협상에서 본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미국산 수입품 확대와 제재완화를 맞바꾸는 이른바 ‘스몰딜’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중국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같은 민주당 인사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들은 지난 30년처럼 위대한 거래를 하거나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미국을 강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내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그들이 얻는 것은 지금 협상하고 있는 거래보다 훨씬 더 힘들어지거나 ‘노 딜’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과 화웨이 등의 제재를 맞바꾸려는 중국 측 의도를 사전에 차단함과 동시에 지연전략을 쓰려는 중국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협상 테이블에는 미국 측 대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류허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우리의 농산물을 구입할 예정이지만 중국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며 “이것이 중국의 문제다. 우리 팀이 그들과 협상하고 있지만 그들은 항상 그들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바꿔버린다”고 말해 중국의 협상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가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운영 기조로 ‘온중구진(안정 속 진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이지만 국내외 환경은 큰 변화를 겪고 있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짐에 따라 위기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이를 위해 하반기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감세, 비용 인하 정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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