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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목공’

박종호 산림청 차장

박종호 산림청 차장




퀴즈 하나. 강동원, 유연석, 해리슨 포드 이 멋진 남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목공이다.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 강동원은 한동안 매일 산으로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가구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으로 주목받은 유연석은 자신의 방 가구를 직접 제작할 정도로 목공 마니아이고 해리슨 포드도 무명시절 부업으로 시작했던 목공에 취미를 붙여, 지금은 집에 목공방을 차려놓았을 정도다. 최근에는 개그우먼 김숙·송은이까지 목공 하는 모습이 전해지는 걸 보니 목공은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목공에 대한 관심은 연예인에게 국한된 게 아니다. ‘취목족(취미로 목공을 하는 사람들)’이 21만명을 넘어설 만큼 목공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취미생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람들은 왜 목공에 빠졌을까.

정답은 세대를 아우른 현시대의 열망에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나에 대한 집중’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는 5060세대를 ‘나’로 다시 태어나는 ‘리본 세대(Re-born generation)’로 정의했다. 자식 걱정, 직장 걱정에서 자유로워진 이들은 제2의 자아실현을 위해 생산적인 여가활동을 찾아다닌다. 젊은 세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은 90년생들의 충성심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향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조직이 아닌 ‘나’에게 헌신한다. 그래서 ‘나’를 기쁘게 해주는 것, ‘나’를 실현하는 것에 대해 물적·시간적으로 아낌없이 투자한다.



목공은 젊은 세대부터 리본 세대까지 ‘나에 대한 집중’을 제공한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목재 향기와 나무를 깎고 땀을 흘리는 육체적 노동이 더해지면 일상의 각종 상념은 옅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대부분의 일상을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앞에서 보내는 요즘, 목공은 일상에 치여 홀대했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목공은 환경친화적인 취미다. 나무가 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무가 성장하면서 탄소 흡수량이 줄고 결국에는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 따라서 충분히 자란 나무는 베어내 목재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심어 누적 탄소 흡수량을 늘려야 한다. 목재로 다시 태어난 나무는 흡수한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 통조림’으로 살아간다. 목공을 하면서 우리는 나를 실현하는 동시에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

늘어나는 목공 수요에 발맞춰 산림청은 최근 서울에 제1호 ‘목공창작 공유센터’를 열었다. 취미 목공인부터 직업 목공인까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목공 공유 플랫폼이다. 또 전국 지자체에 ‘목재문화체험장’을 조성하고 목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상에서 목재와 친해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여름, 나에게 집중하고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기 위한 ‘목공 힐링’을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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