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자회견을 자청해 각종 의혹에 대한 ‘방어전’을 펼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출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후보자가 이날 출근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8시간에 걸친 기자회견 후 누적된 피로로 인해 휴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오후 3시30분에 시작된 간담회는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2시16분에 끝났다.
조 후보자의 기자회견에서는 딸 논문 문제 등 입시 특혜 의혹, 사모펀드, 웅동학원 관련 질문들이 쏟아졌다. 조 후보자는 딸에 대해 이야기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성 기자 2명이 밤 10시에 혼자 사는 딸 아이 집 앞에 와서 문을 두드리면서 나오라고 한다”며 자신의 딸을 둘러싼 취재 경쟁 과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어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저희 딸과 관련이 돼 있을 때는 너무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딸 조모씨의 단국대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받은 장학금에 대해 관련자에게 사전에 연락한 바가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불거진 사모펀드 투자 문제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 구성이나 운용과정에 대해서는 “몰랐다.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는 처음 들었으며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잘 몰라 이번에 공부했다”고도 했다. 조 후보자 일가가 74억여원을 출자약정한 펀드사인 코링크PE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5촌 조카에 대해서는 “1년에 1~2번 보는 사이”라며 “하루빨리 귀국해서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한 펀드가 투자 내역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펀드’라고 강조했으나 블라인드펀드의 운용사 역시 투자자(LP)들에게 운용 내역이나 수익률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되어 있다.
본인이 유리한 형식의 ‘셀프 청문회’ 방식을 택해 사실상 검증을 피해갔다는 비판도 나왔다. 여당이 각종 의혹에 연루된 조 후보자 가족들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워 인사청문회 일정 협상이 거듭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현지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