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 7~8월 ‘데이트폭력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4,185건의 신고를 접수해 2,052명을 형사입건하고 이 중 82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범죄유형별로는 폭행·상해가 64.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체포·감금·협박(9.6%)과 주거침입(5.5%)이 그 뒤를 이었다. 가해자 연령대는 20대가 35.7%로 가장 많았고 30대(24.5%), 40대(19.4%), 50대(13.4%), 60대 이상(3.9%), 10대(3.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무직(25.7%)과 회사원(14.6%), 자영업(9.2%), 노동(3.3%), 전문직(2.1%) 등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통계를 종합해보면 데이트폭력 가해자 중 20대 무직 남성의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이는 취업 스트레스와 열등감으로 여자친구를 폭행하는 데이트폭력이 적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사귀던 여자친구가 ‘변변한 직업도 없고 술을 많이 마신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하자 마구 폭행해 중상을 입혀 구속된 사례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데이트폭력 가해자가 20대 무직 남성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취업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는 있어 보인다”며 “남자친구 입장에서 변변한 직장이 없을 경우 남녀관계에서 갈등의 소지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트폭력 신고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일평균 44.1건이던 신고 건수는 2017년 61.7건, 2018년 64건에 이어 올해(7~8월 기준) 67.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찰청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주변에 플래카드를 걸고 온라인 카페에 안내문을 게시하는 등 데이트폭력 신고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피해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데이트폭력 태스크포스(TF)팀을 중심으로 주거지 순찰 강화와 위치추적장치 제공 등 맞춤형 신변보호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스토킹처벌법’의 입법을 위해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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