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둔화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미래 불안감마저 겹치면서 서점가에 여전히 ‘재테크’ 서적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주식, 펀드, 부동산 등을 주제로 한 부자들의 투자 습관이나 절세 노하우가 인기를 끌었다면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뜬구름 잡는 얘기로 인식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직장인과 월급 등이 키워드로 등장했다는 점이 달라진 점이다.
27일 예스24, 교보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 따르면 올해 재테크 서적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년 전인 2014년(1~9월)과 비교해보면 전체 경제·경영 분야에서 재테크 서적의 온라인 판매량은 같은 기간 78.1%나 증가했다.
올해 재테크 서적의 키워드는 단연 ‘월급’이다. 대표적으로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가 지난 4월 출간된 이후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책은 저자가 3년 만에 30억원을 벌게 된 주식투자 과정과 투자 원칙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자본금을 늘려 직장에서 퇴사한 저자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아내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는 3년 만에 70억원대 자산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부동산 투자 비결을 소개한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다. 역시 평범한 직장인이던 저자가 월급을 종잣돈 삼아 투자에 성공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극도로 절제된 소비와 저축으로 자발적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FIRE)’ 열풍이 확산하는 현상도 서점가와 출판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제목에 ‘월급’이 들어간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것도 이런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기 재테크 서적의 또 다른 공통점은 평범한 직장인의 성공담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투자 노하우를 보다 쉽게 전달한다는 점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6개월에 천만 원 모으기’ ‘10년 동안 적금밖에 모르던 39세 김 과장은 어떻게 1년 만에 부동산 천재가 됐을까?’ ‘엄마의 경제 독립 프로젝트’ ‘푼돈을 목돈으로 만드는 생활의 기술’은 모두 저자가 평범한 직장인이었거나 주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해외서적 가운데는 자수성가한 영국의 백만장자 사업가 롭 무어가 쓴 ‘레버리지’와 미국의 백만장자 사업가 엠제이 드마코가 쓴 ‘언스크립티드’가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박정윤 예스24 MD는 “독자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투자 전문가의 책보다는 ‘나도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일반인들의 투자 경험담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며 “이들 서적에 대해 연령대별로 고루 관심을 보이고 출판업계도 주목하고 있어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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