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암호화폐를 구축한다는 페이스북의 목표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이팔은 전날 성명을 통해 “‘리브라협회’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소외된 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 회사 목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페이팔은 “리브라의 포부를 지지한다”며 페이스북과 협력관계는 이어가지만 리브라 사업에서는 철수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리브라협회는 리브라를 운영할 기관들의 연합체로, 페이스북을 포함해 28개사가 참여해 있다. 참여업체는 최소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리브라 출시 및 운영을 위한 자금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WSJ에 따르면 이 밖에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도 미국과 유럽 정부 관리들의 반발을 고려해 리브라 사업 참여를 재고하고 있다. 이들마저 리브라협회에서 이탈할 경우 내년 리브라 출시를 강행하려는 페이스북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페이스북은 지난 6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송금·결제할 수 있는 통화를 만들겠다는 리브라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후 금융당국과 정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암호화폐가 돈세탁이나 테러 자금 등으로 이용될 수 있는데다 페이스북이 과거 이용자 개인 정보 유출로 논란을 빚은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 등도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리브라는 신뢰성이 거의 없다”고 비난했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개인정보 보호, 돈세탁 등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리브라 프로젝트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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