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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저금리시대,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 시작···금융사에 기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기조강연

예대마진 축소·빅블러현상에

제3인터넷銀 겹쳐 경쟁 치열

60년대 韓 상륙한 씨티처럼

국내사도 해외진출·PF 필요

금투업, 투자수요로 기회지만

DLF 등 신뢰 회복 못하면 위기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금융, 미래를 경영하다’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은 위원장은 “마이너스 금리 등이 극히 예외적인 것이 아닌 일반적인 현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금융사의 인재 육성,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오승현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조강연에서 저금리 시대에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봤다. 또 이는 금융투자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위 ‘마이너스 금리’로 대변되는 이 같은 현상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안전자산 수요가 여전하지만 저금리가 지속되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최근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모펀드 등의 폭발적 증가는 이미 그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최근 금융계 화두는 DLF,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소비자 신뢰 위기다. 이날 은 위원장도 상당 시간을 할애해 금융업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증권·자산운용업 등 금융투자업에 대해 설명하며 “최근 사태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의 위기로 연결된다”며 “어떻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수요가 늘며 기회가 오겠지만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위기가 될 것으로 봤다. 은 위원장은 “은행에서 높은 금리를 찾아 돈이 들어올 수 있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연기금 절대 규모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금적립금이 700조원대인 국민연금은 오는 2041년 1,778조원에 달해 일정 부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법규에 따라 많은 돈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도네시아·중국 등을 비롯해 세계적인 국부펀드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은 위원장은 “그 돈이 가만히 있다고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뢰의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절대 자본시장에 돈이 들어올 수 없다. 금융투자업에서 엄격한 내부통제를 기반으로 소비자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금융투자상품의 수수료와 관련해서도 “5~10%의 기대수익률을 가진 금융상품에 1%포인트의 운용 또는 판매 수수료가 매겨졌지만 최근 기대수익률 1~2% 수준의 금융상품에서도 수수료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금융소비자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소비자의 수수료 민감도는 높아지는데 이 문제에 금융사가 관행적으로 대응한다면 높아지는 금융투자 수요를 중장기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을 잃어버리는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 위원장은 은행의 해외진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재 육성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은행의 핵심 수익원이 예대 업무에서 나오는 순마진인데 저금리 상황에서는 계속 축소될 것”이라며 “여기에 내년부터 예대율 규제가 본격적으로 강화되면 은행은 신규 가계대출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기존 대출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은 위원장은 “국내 고객기반이 포화된 상황에서 모든 은행 업무를 한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볼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면 충성고객 확보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핀테크, 빅테크(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거대 정보기술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업권 장벽이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에다 제3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눈을 돌려 기업대출 부문을 봐도 대기업은 자금이 풍부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고 중소기업도 신용리스크로 여신을 과감하게 늘리는 데 제약이 있다고 짚었다.

은 위원장은 “결국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우리 기업이 해외에 나가 프로젝트를 할 때 금융을 지원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은행 자체가 해외로 진출해 현지 기업에 대출해줄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지난 1967년 1인당 국민소득이 150달러였던 우리나라에 씨티은행·체이스맨해튼은행 등이 들어와 우리 기업에 대출해준 것과 같이 국내 은행과 해외 현지기업이 같이 성장하는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은 위원장은 “물론 국내도 아닌 해외 기업 신용평가와 동산평가 등은 어렵겠지만 새 돌파구가 없다면 해야 할 일”이라며 “전문가를 양성해 PF, 외국 기업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리스크 통제 시스템 개발에 아낌없는 투자를 할 시기가 됐다”고 조언했다. 은 위원장은 보험업에 대해서도 “저금리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환경이 가장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라며 “전문인력 양성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은 위원장은 저금리 시대 금융업 전반에 대한 전망도 짚어냈다. 그는 “덴마크에서는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출시됐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 세계 채권의 4분의1 이상(15조달러 규모)이 마이너스 금리를 나타내고 있다”며 “소위 ‘마이너스 금리’로 대변되는 이 같은 현상이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것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태규·이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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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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