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들썩인 가운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가계 빚이 1,57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정부의 전방위 대출규제 영향으로 전체적인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느려졌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전 분기 보다 15조9,000억원(1.0%) 증가한 1,57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58조8,000억원) 증가해 지난 2004년 2분기 이후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특히 주택거래량 증가와 서울 중심의 아파트 가격 상승 추세는 가계대출 증가를 다시 이끌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실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3분기 18조7,000억원 증가해 2분기 증가 폭(13조3,000억원)을 웃돌았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3분기 중 13조원 늘어난 게 주된 배경이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가 증가하고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 분기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출규제가 강화돼 올해 1분기 4.9%, 2분기 4.3%로 가계신용 증가속도가 둔화하고 있으나 절대 규모가 큰 데다 소득보다 빠르게 는다는 점이 문제다.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 2분기(4.3%)와 3분기(3.9%) 가계신용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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