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개발사 메드팩토의 공모가가 4만원으로 확정됐다. 공모 희망가 상단인 4만3,000원보다는 낮지만 최근 바이오기업들의 공모가가 밴드하단 부근에서 결정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모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메드팩토는 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4만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건수는 731건으로 경쟁률은 86.41대 1이다. 공모가가 결정되면서 공모금액도 604억4,000만원으로 확정됐다.
메드팩토는 2013년 유전체 분석 전문업체 테라젠이텍스에서 분할 설립된 항암 신약 개발 기업이다. 한국인 최초로 개인 유전체 해독에 성공한 김성진 박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메드팩토가 개발 중인 ‘백토서팁’이 ‘키트루다’ ‘임핀지’ 등 면역 항암제와의 병용 투여 임상시험에서 성과를 내며 인지도가 높아졌다. ‘백토서팁’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티지에프-베타’을 억제하는 약제로,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종양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공모금액의 절반 이상을 백토서팁 연구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메드팩토의 공모가가 4만원으로 확정되면서 공모시장에서 ‘백토서팁’ 개발 역량 등 회사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대형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임상실패로 공모시장에서 바이오 벤처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티움바이오·리메드·신테카바이오 등의 공모가가 밴드 하단 아래서 결정됐다. 반면 메드팩토가 당초 희망한 공모가는 3만4,000~4만3,000원으로 수요예측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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