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지조’(共命之鳥).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머리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 쪽도 공멸하게 된다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다. 교수들은 올해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이것을 선정했다.
매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는 ‘교수신문’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2019년 사자성어를 선정하기 위해 교수 1,04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347명(복수응답 허용)이 ‘공명지조’를 뽑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자성어가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 등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 같다”며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했다”고 말했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이외에도 공명지조를 택한 응답자들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좌우 대립이며, 진정한 보수와 진보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공명지조의 뒤를 이은 사자성어는 300명의 선택을 받은 ‘어목혼주’(魚目混珠)다. 이 역시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를 배경으로 한다. 물고기의 눈이 진주로 혼동을 일으켜 무엇이 어목이고 진주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가짜와 진짜가 뒤섞여 있다는 의미다. 이를 추천한 문성훈 서울여대 현대철학과 교수는 “올해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누가 뭐래도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라며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던 조국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 있지만 판단하기 어려워 혼동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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