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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소중한 생명 세 차례나 살린 의사

순천향대서울병원 유병욱 교수

귀국중 의식 잃은 여성 응급처치

갑상선호르몬제 복용 중단한 탓

당뇨 탓 저혈당 쇼크도 증상 비슷

우리나라 의사가 비행기에서 세 차례나 탑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에 따르면 유병욱 가정의학과 교수(국제진료센터 소장)는 지난 17일 저녁 캄보디아에서 대한항공 KE690편으로 귀국하던 중 위급한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히 환자에게 달려갔다. 캄보디아 여성인데 맥박이 약하고 의식이 없으며 체온이 35.8도까지 떨어져 신속한 조치가 필요했다.

유병욱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




◇갑상선기능저하증 탓 의식불명? 저혈당 쇼크?= 승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 환자의 턱관절을 세게 눌러 입을 벌린 뒤 기도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목에 갑상선 수술 흔적이 보여 일단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인한 의식불명 또는 저혈당 상태에서 의식을 잃거나 혼수상태에 빠진 ‘저혈당 쇼크’로 판단했다.

활력징후(Vital Signs, 체온·호흡·맥박·혈압 등의 측정값)와 혈당을 체크한 뒤 산소 마스크를 씌워 산소를 공급했다. 안정적 호흡을 되찾고 의식이 깨어나자 저혈당 쇼크 가능성을 고려해 주스를 마시게 했다. 환자에게 물어보니 최근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환자를 옆자리에 앉힌 유 교수는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수시로 상태를 관찰했다.

유 교수는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갑상선호르몬제를 먹지 않고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인천에서 안정을 취하고 미국행은 신중히 결정하도록 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진행하는 캄보디아 앙두엉병원 역량 강화사업 컨설팅을 위해 17일 이른 아침 캄보디아를 방문, 일을 마친 뒤 학교와 병원 업무 때문에 저녁 비행기로 귀국하던 중이었다.

유 교수는 지난 2015년 몽골 영아, 2017년 우리나라 중년 남성의 생명을 기내에서 구한 바 있다.



만성 염증으로 갑상선이 파괴되거나 암으로 갑상선 절제수술을 받아 갑상선호르몬이 적게 만들어지거나 분비되지 않으면 평생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인데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심장질환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의적인 치료중단은 피해야 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인체 대사 감소로 춥고 땀이 나지 않으며 얼굴과 손발이 붓고 체중이 늘어난다. 자율신경이 둔해져 심장이 천천히 뛰며 정신활동이 저하되고 말이 느려지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거나 진단이 늦어지면 심장질환·의식불명 등 치명적 합병증이 나타나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성인 당뇨환자, 저혈당 쇼크 발생률 年 1% 수준= 저혈당은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정상보다 매우 낮은 상태.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혈당이 대체로 70~50㎎/㎗ 이하로 떨어지면 공복감·떨림·오한·식은땀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눈앞이 희미해지며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환자도 있다. 심하면 실신·쇼크 등을 유발한다.

흔히 너무 많은 용량의 인슐린 주사를 맞았거나 먹는 혈당강하제를 과도하게 복용한 경우, 식사를 잘 하지 못하거나 운동을 갑자기 많이 한 경우 등에 찾아온다. 저혈당이 온 경우 대부분은 당분을 적절히 보충하면 10~20분 안에 정상을 회복한다.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는 도중 응급구조사가 구급차에서 포도당 수액이나 인슐린의 활동을 억제하는 글루카곤 호르몬제를 맞은 뒤 의식이 돌아와 바로 귀가하기도 한다. 반면 의식을 잃은 뒤 장시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거나 사고를 당해 사망하기도 한다. 수면 중 의식을 잃으면 뇌가 손상돼 깨어나지 못할 수 있다.

국내 2형(성인형) 당뇨병 환자 227만여명을 1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연간 저혈당 쇼크 발생률이 0.96%로 집계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형 당뇨병 초기에는 적절한 약제 선정으로 저혈당 발생을 줄이거나, 저혈당이 생기더라도 가볍게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슐린을 사용하는 1형(소아형) 당뇨병, 발병한 지 오래 돼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병에서 혈당을 열심히 조절하려 할수록 저혈당 위험은 늘어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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