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코로나發 수요-공급 동시붕괴 산업마비 현실화...실적 '줄하향' 비상

[코로나19-무너지는 실물경제]

국내완성차 신차 출시 시점에 악재 터져 '치명상'

LG·한화 등 화학기업도 수요 줄어 공장가동 축소

MS 등 글로벌 기업들도 줄줄이 실적 하향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의 생산과 수요, 그리고 이를 이어주는 물류 모두를 붕괴시키며 산업 자체를 마비시켰다. 산업 사이클의 출발점인 생산은 코로나19로 공장 가동 자체가 멈췄다. 춘제 연휴가 길어진데다 연휴 종료 이후에도 근로자들의 복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광둥성 정부의 조사 결과 1,000만명가량이 춘제 연휴 이후에도 광둥성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도 중국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3분의1만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공급망의 시작인 중국의 산업마비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하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망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의 수요도 급감했다. 내수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지난해 2,5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판매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중국에서 현대자동차가 이달 26일까지 기록한 도매 판매량은 400여대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공급과 수요가 모두 증발하며 지난해 2월 도매 판매량(3만8,717대)의 단 1%만이 팔렸다. 같은 기간 기아차 도매 판매량은 130여대. 지난해 2만2,032대의 0.5%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하루평균 도매 판매량은 지난해 2월 2만9,979대에서 이달 2,025대로 93% 급감했다.

향후 소비심리를 반영한 도매판매뿐만 아니라 당장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이달 중국 전체 소매 자동차 시장의 하루평균 판매량은 3,212대로 전년 동기보다 89% 급감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사러 오지 않으니 딜러들도 완성차 업체로부터 차를 떼오지 않는 악순환이 시작된 셈이다. 중국 현지 딜러는 “어쩔 수 없이 텔레마케팅과 위챗 등 온라인 판촉을 진행하고 있지만 차를 실제로 보지 않고 판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류도 막혔다.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이달 중국 본토의 물류 상황은 ‘도시·마을마다 검문검색이 이뤄졌던 중세시대 유럽’에 비유되기도 했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도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발 부품 수급이 끊기면서 완성차 공장이 멈춰 섰고,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가동이 중단됐다. 자동차가 하루 생산해 하루 파는 상품은 아니지만 국내 완성차 업계는 경쟁력 있는 신차들이 대거 출시된 시점에 사태가 불거졌다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네시스 GV80과 현대차 그랜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돌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존 차종들은 재고 판매라도 가능하지만 신차와 팰리세이드 등 물량이 달리는 인기 차종은 생산하는 즉시 일선에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데 공장 ‘셧다운’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완성차 업계 딜러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체감상 예년보다 20%가량 판매가 줄어든 것 같다”며 “인기 차종의 경우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인도 시기가 늦어지다 보니 나중에 계약하겠다는 고객도 많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 전망을 전년 대비 -0.9%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와 배출규제 강화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9,030만대에서 8,800만대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발 피해는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화학 등 산업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화학 기업들은 중국발 수요 감소에 따라 연이어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충남 대산에 위치한 스티렌모노머(SM) 공장 가동률을 70%로 대폭 하향했다. 해당 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 18만톤 수준이다. 한화토탈도 충남 대산의 SM 공장 가동률을 85%로 조정한 상태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최근 SM 시황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수급 상황을 봐서 추가로 약 5%의 가동률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M은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제품의 외장재로 쓰이는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의 주원료다. 중국에서 ABS 공장 가동률이 40% 수준으로 급감하며 국내 기업의 SM 수요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산업 등 중국 전방 산업이 코로나19로 위축된 영향이 연쇄적으로 도달한 것이다.

코로나19에 글로벌 기업들도 실적 전망을 낮추는 등 비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개인용컴퓨터(PC) 수요 감소로 분기 매출 전망을 낮췄다.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한 모양새다. MS는 글로벌 공급망의 복구가 예상보다 느려 PC에 들어가는 윈도와 일부 장치사업에서 2020회계연도 3·4분기(2020년 1~3월) 매출 가이던스(지침)를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박한신·서종갑·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