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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스루 살균기·2m 거리두기...KLPGA '클린 그린' 전쟁

[코로나 후 첫 메이저...KLPGA 챔피언십 14일 개막]

5m 떨어져 샷연습·혼밥 의무화

방호복 입은 의사 검진소서 대기

대회 준비비용 5배...안전 최우선

최혜진·박성현 등 한미일 간판 출전

중계권 협상·취재 등 세계가 주목

스트레칭존으로 탈바꿈한 어반레인지 루프톱 테라스.




선수 전용 공간인 어반레인지 입구에 워크스루 자외선 살균기가 설치돼 있다.


최혜진


조아연


박성현


이보미


“살균을 시작합니다. 천천히 지나가 주세요.”

12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의 연습장인 어반레인지. 입구로 들어서던 선수와 관계자들이 낯선 음성에 멈칫했다. ‘워크스루’ 자외선(UV) 살균기에서 나는 소리 때문이었다. 이 골프장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의 안전한 개최를 위해 국내 골프장 최초로 1,000만원짜리의 이 기기를 구입해 설치했다. 이날 연습 그린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쇼트게임과 퍼트를 가다듬던 선수들이 의식적으로 팔뚝 부딪치기 세리머니를 시험해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주요 남녀프로골프 투어 중 첫 대회로 열리는 KLPGA 챔피언십이 오는 14~17일 레이크우드CC(파72·6,540야드)에서 펼쳐진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이 대회를 주최·주관하는 여자프로골프협회는 ‘코로나 극복 대한민국 파이팅’을 주제로 역대 가장 많은 총 3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지난해에는 총상금 10억원의 20%인 2억원이 우승자에게 돌아갔지만 올해는 약 7.3%인 2억2,000만원만 받아간다. 컷 탈락을 없애 150명 중 최하위에도 약 624만원을 주는 등 코로나19 탓에 수입이 끊긴 선수들을 배려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선수 간 대결만큼이나 바이러스와의 대결로도 세계 골프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골프대회인 만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중계하는 MBS 방송사가 협회에 대회 가이드라인 공유를 요청하는가 하면 미국 CBS는 TV 중계권을 문의해와 막바지 협상 중이다. AP·AFP·펜타프레스·후지TV 등 해외 매체들도 취재를 신청해 국내외 취재진만 100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회 기간 선수들은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 없고 코스나 인근의 선수 전용 공간인 어반레인지 건물에만 머물러야 한다. 부모나 후원사·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대회장 입장이 아예 금지된다. 선수들은 건물 1층 식당의 1인 테이블에서 ‘혼밥’한 뒤 선수 사이에 한 타석씩을 비워 5m 간격을 둔 채 샷 연습을 한다. 경기 전후 몸풀기 장소는 건물 2층 595㎡ 규모의 야외공간이다. 골프장 측이 이곳에 카페존·퍼팅존과 함께 스트레칭존을 마련해놓았다. 레이크우드CC는 올해 대회 준비에 지난해 경비의 다섯 배인 1억5,000만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또 경기 중 최소 2m씩 거리를 둬야 하며 장비 소독용 스프레이도 제공받는다. 경기 전후에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대회 기간 유증상자가 생기면 바로 골프장 입구에 설치한 임시검진소로 옮겨진다. 협회 관계자는 “텐트에 방호복을 갖춰 입은 의사가 상주하며 증상이 확인되면 곧장 상계백병원으로 이송하도록 병원 측과 협의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무관중 진행 등 낯선 환경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지난 시즌 신인왕 조아연은 “(대부분 대회에서 갤러리 입장이 금지되는) 아마추어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아연은 지난 3월 미국 대회에 출전하려다 대회장으로 가는 길에 취소가 결정되는 경험을 했다. 그날 국내로 돌아왔는데 귀국 직후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번 대회 코스를 서너 번 돌아봤다는 조아연은 지난 시즌보다 정교해진 샷을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소영도 “대회 확정 소식을 듣고 약 2주간 밀도 높게 준비했다. 썰렁한 분위기만 빼면 기존 대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하민송은 “무관중이라도 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민은 “경기 흐름이 안 좋을 때 ‘힘내라’는 갤러리의 한마디에 진짜로 힘을 내곤 했는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면서도 “너무 오랜만의 경쟁이라 설렌다”고 했다.

국내에 머무는 해외파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이번 대회는 한미일 투어 간판들의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게 됐다. 지난 시즌 전관왕 최혜진과 신인상 포인트 1·2위 조아연·임희정이 KLPGA 투어를 대표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소속으로는 박성현·김세영·이정은·김효주가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파 이보미와 배선우도 당당한 우승후보다. 7개월 만에 KLPGA 투어 대회에 나서는 세계랭킹 3위 박성현은 13일 임희정과 같은 조로 연습 라운드를 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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