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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지원하니 다르네"... 솔젠트 진단키트 생산량 70%나 늘었다

글로벌 수요 폭증하는데 생산량 한계

이재용 부회장 사연듣고 "지원" 지시

베테랑 직원 20여명 현장서 숙식

단톡방서 나눈 대화만 A4 40페이지 분량

물류동선 확 줄이고 불량률 40% 개선

재고관리 수작업하던 솔젠트 '천지개벽'

"적시 지원에 글로벌 수요대응 가능해져"

블룸버그 "삼성이 코로나 방역 핵심 역할"

김종호(왼쪽)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 센터장이 10일 솔젠트 본사에서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게 솔젠트의 생산공정 스마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지난 4월16일, 대전에 있는 진단키트 생산업체 솔젠트를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 센터장이 찾았다.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던 때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솔젠트는 진단키트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밀려 드는 수요를 맞출 정도로 대량 생산을 하기에는 생산 공정 자체가 따라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이때 중소벤처기업부가 삼성전자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중기부는 박영선 장관 취임과 함께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생산공정 혁신을 돕도록 하는 ‘자발적 상생 협력 기업(자상한 기업)’ 프로젝트를 가동할 무렵이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2018년 8월 180조원 규모의 투자와 상생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핵심 추진사항에 포함시켰다. 중기부의 요청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망설임없이 그 자리에서 “솔젠트를 구하라”라고 지시했다.

이후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 해외 공장 설립 경험이 많은 20여명의 최고 베테랑 직원들과 솔젠트를 다시 찾았다. 이들은 솔젠트에서 숙식하면서 각 공정에 필요한 금형 장비를 제작하고 삼성전자 공장에 사용하는 최첨단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사천리로 솔젠트의 모든 생산공정에 삼성전자의 노하우가 묻어 있는 스마트 공정이 이식됐다.

10일 솔젠트 본사에서 열린 솔젠트와 삼성전자가 만든 스마트 공장에 대한 성과보고회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나눈 대화만 A4용지 44페이지 분량이나 된다”며 숨가쁘게 진행된 솔젠트 스마트공장 지원 과정을 회고했다. 실제 카카오톡 단톡방에는 석도수·유재형 솔젠트 대표와 김 센터장, 협력사 대표, 삼성전자와 솔젠트 직원 등 38명이 참여해 실시간으로 문제점 등과 이를 해결할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그야말로 ‘스마트’ 하게 일을 처리해 나갔다.

6주간의 프로젝트 결과 솔젠트는 ‘스마트공장’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물류 동선 이동거리는 148m에서 98m로 34%나 줄었고, 생산성은 주당 1만1,900키트에서 주당 2만,571키트로 73%나 뛰었다. 자체 생산을 하고 공정 전체를 시스템으로 관리하다 보니 용기 이물 불량률도 40%나 개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20.05.19




얼마전 까지만 해도 바코드도 없이 재고 관리를 하고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포장을 하던 솔젠트로서는 ‘천지개벽’이 이뤄진 것이다. 솔젠트는 연내 1,488㎡ 스마트공장 생산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솔젠트 스마트공장 지원이 신속하게 진행된 것은 이 부회장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코로나19 관련 긴급 지원책을 발표할 당시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위기때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고통 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마스크 대란 사태가 빚어졌던 지난 3월 마스크 생산업체 4개사에도 생산공정 노하우를 전수해 생산능력을 51%나 끌어 올리고, KF94와 같은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소재인 멜트블로운(MB) 필터가 품귀현상을 빚자 직접 나서 해외 조달을 성공시키는 역할도 했다.

솔젠트가 해외로 수출하는 진단키트. / 사진제공=중기중앙회


김종호(가운데)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제원센터장이 10일 솔젠트 본사에서 강성천(오른쪽)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서 국산화한 튜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중기부가 30%, 삼성전자와 대상 기업이 각각 40%씩 비용을 분담해 제조공정을 혁신하게 된다. 지난 2018년에 시작돼 작년 말까지 630억원이 투입됐고, 전국에 1,620개 공장이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됐다. 삼성전자는 기술지원은 물론 자금지원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600억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유재형 솔젠트 대표는 “한국산 진단키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전 직원들이 주말에도 일을 하면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안정적인 제품 생산은 물론 생산 효율도 올라갔다”며 반겼다. 참석한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6주 만에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며 환호했다. 중소기업의 공장혁신을 지원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4일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이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 노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대전=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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