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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업
라스트 오브 어스2, PS4 마지막 불꽃 vs 희대의 망작?[오지현의 하드캐리]
유튜버 ‘크랭크’가 지난 19일 업로드한 영상에서 ‘라스트 오브 어스2’ CD를 가위로 자르고 있다. /유튜브 캡쳐




장안의 화제작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가 말 그대로 활활 불타고 있습니다. 한 유튜버는 게임을 플레이한 후 분노에 차 CD를 가위로 오려버리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기도 했습니다. 대체 그 게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라스트 오브 어스2(이하 라오어2)’는 전작 발매 후 3년 6개월만의 신작으로 PS4(플레이스테이션4) 전용 콘솔게임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19일 정식 발매돼 게이머들을 만났습니다. 이날 서울 곳곳의 게임 매장 앞은 라오어2를 구매하려는 팬들의 대기 줄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는 후문입니다.



전작인 라오어 1편은 디스토피아 속 생존을 위한 인간들의 연대와 대립을 그리며 초대박을 쳤습니다. 이 같은 성공에는 주인공 조엘과 엘리의 서사가 게이머들의 마음을 울린 것도 한몫했습니다. 그런데 2편에서는 이 서사가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됩니다.

제작사 ‘너티 독(Naughty Dog)’은 2편 스케일이 전작에 비해 50% 가량 커졌다고 예고했습니다. 여기다 출시가 미뤄지기까지 하면서 게임 팬들은 그야말로 목 빠지게 라오어2를 기다려왔죠.

평론가 평점도 전작 팬과 게이머들의 기대를 높였습니다. ‘메타크리틱’은 메타스코어 95점, ‘오픈크리틱’에서는 평론가 평점 100점 만점에 96점, 평론가 추천도 99%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PS4 독점 게임작으로는 최고점입니다. 게임 미디어 IGN은 “전작에 준하는 걸작”이라고 평했고, 영국 가디언지 역시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도전적인 작품”이라며 각각 10점 만점을 줬습니다 .

그런데 이런 기대작이 왜 한국 게이머들을 분노하게 만든 걸까요?

※주의: 게임 줄거리를 포함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2 인게임 이미지 /트레일러 캡쳐


개연성 상실한 주인공의 죽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알 수 없는 감염병이 퍼진 2033년의 미래 세상, 평범한 가장으로 어린 딸을 키우던 조엘은 불의의 사고로 딸을 잃게 됩니다.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던 조엘은 감염 사태의 유일한 희망, 면역체를 가진 14세 소녀인 엘리를 만나 동행하게 됩니다. 1편에서 조엘과 긴 여행을 함께 한 게이머들은 당연히 조엘의 서사에 이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라오어2에서는 조엘이 새롭게 등장한 인물로부터 허망하게 죽임을 당합니다. 조엘을 죽인 애비는 전편에서 조엘이 살해한 의사의 딸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꿈꿔온 인물입니다. 이에 게이머들은 “조엘의 신중한 성격을 감안했을 때 납득되지 않는 결말”이라며 분노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조엘의 죽음이 불가피했다는 반론도 존재하지만요.



라스트 오브 어스2 인게임 이미지 /트레일러 캡쳐


게임에 PC 묻었다?
엘리의 레즈비언 설정 역시 게이머들의 입길에 올랐습니다. 트레일러에 엘리와 여성 등장인물의 키스신이 등장하면서입니다.

사실 게임 캐릭터의 성소수자 설정이 논란이 된 것은 라오어가 처음이 아니죠.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적극적으로 성소수자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 게임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PC(정치적 올바름)를 강요한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습니다.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솔져’가 대표적인 성소수자 캐릭터입니다.

이들 게이머들은 성소수자 등장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게임사가 불필요하게 스토리에 성소수자 서사를 끼워 넣는다며 거부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물론 이성애에서는 찾지 않는 개연성을 왜 성소수자 서사에서만 찾느냐는 반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라오어2는 각종 논란을 등에 업고 평론가 점수와 유저 평점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게임이 됐습니다. 메타크리틱에서는 ‘반드시 플레이할 것(Must play·90점)’ 기준을 훌쩍 뛰어넘은 95점을 기록한 반면 유저 스코어는 3.3에 불과합니다.

라스트 오브 어스2 인게임 이미지 /트레일러 캡쳐


스트리밍, 달콤한 금단의 열매
라오어2는 ‘게임을 생중계해도 될까’ 하는 고전적인 문제에도 다시 불을 붙였습니다. 스토리 게임 특성상 게임 플레이를 중계(스트리밍)해버리면, 잠재적 구매자인 시청자들이 직접 게임을 구매하지 않고 간접경험으로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죠. 역으로 게임 스트리머의 플레이를 보고 흥미를 느껴 게임 구매로 유입되는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게임사들은 딜레마로 골머리를 앓아 왔습니다.

‘AAA게임’이라고 불리는 대작 게임 하나를 세상에 내놓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천문학적인 인력과 시간, 기술력이 소요되죠. 기획, 스토리 구성, 작화, AI(인공지능) 작업, CG, 개발, 연출, 마케팅 등이 합쳐져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에 ‘제9의 예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외신에 따르면 라오어2 제작비는 유사 작품과 비교해봤을 때 적어도 1억달러(약 1,2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일부 게임사들은 스트리밍을 통한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스토리 일부만 노출되는 스트리밍 전용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거나, 일부 구간에서는 자동으로 녹화·송출이 종료되게 설정하는 대안도 등장했습니다. 2018년 출시된 퀸틱 드림의 AAA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역시 인기리에 스트리밍 되면서 비슷한 논란을 빚었습니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인게임 이미지


하지만 라오어2는 한국에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에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하고 있습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27일 라오어2가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400만장을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PS4 독점작 최고 기록입니다.

영국에서 발매 첫 주 ‘언차티드4’ 첫 주 판매량을 1% 차이로 따돌리며 판매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디지털 다운로드를 제외하고 실물 판매량만 따진 것으로, 이미 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 판매량을 40% 차이로 뛰어넘었다고 합니다.

물론 어떤 게임을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할지는 전적으로 게이머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라오어가 몰고 온 논란은 다음 대작 게임에서도 그대로 반복될 것 같네요.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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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5 09:19:49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