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내놓은 대책을 보고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국민이 빠르게 늘고 있다. 3개월째 상승 중인 소비심리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면서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유독 집값 상승 기대만큼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29일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4.2로 전월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4월 70.8까지 급락했던 CCSI는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5월 6.8포인트, 6월 4.2포인트 등 상승폭은 축소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진작 효과가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CCSI를 구성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주택가격전망 CSI는 13포인트 상승한 125로 2008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한 응답자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달 16포인트 상승에 이어 두 달 만에 29포인트나 급등한 것은 정부 규제 취지와 달리 실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정부의 6·17대책과 7·10대책이 나온 뒤인 10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전·월세 등 주거비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심리도 강해졌다. 소비지출전망 CSI 가운데 주거비 항목은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했다. 주거비는 전·월세금을 나타내는데 전·월세 시장 모두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1년 동안 소비자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을 묻는 질문에는 41.5%가 집세를 꼽았다.
다음 달 주택가격전망 CSI는 역대 최고였던 2018년 9월(128)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처윤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정부 정책이 강력해도 주택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고, 실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CSI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실제 주택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역대 최고치와 3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다음 달에 그 정도 상승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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