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로부터 주식을 물려받아 회사 특수관계인으로 등록된 7세 이하 주주가 1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당이나 이중과세 회피 등을 통해 일찌감치 자녀·손자·손녀에게 부를 물려 주려는 오너 가문의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상장사 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공시에서 나타난 7세 이하 주주는 총 93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보유 지분 평가액은 9억1,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22명이 올 상반기 중 지분을 새로 확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 나이가 1세면서 수 천 만원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는 4명으로 나타났다. 하이스틸(071090)의 1세 주주가 5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해 동갑내기 중 주식 보유액이 가장 많았다. 태어난 지 10개월째가 되던 지난 5월 하이스틸 주식 3만1,000여주를 취득해 지분율 1.59%를 점유하고 있다. 샘표식품(248170)의 3·4세 주주는 각각 12억8,000만원, 14억7,000만원 수준의 회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년 전 보유 주식을 증여받은 후 올해 상반기 일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일각에선 상장사 오너 가문의 어린 손자·손녀가 주식을 증여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들 주주의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중 과세를 피하면서도 배당을 통해 일찍부터 자녀의 부를 불려주기 위해 일찌감치 증여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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