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임대차 3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해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중형 임대’는 앞서 지난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제안한 중산층이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주택’ 개념을 구체화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부동산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면서 기존 부동산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재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등 새로운 제도가 정착돼가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세대책’을 언급한 것은 임대차 3법 이후 심화된 전세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내에서는 재정 여력 등을 이유로 공공임대주택 규모를 중형 평형(60~85㎡)으로 확대하는 데 이견이 있으나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형 임대’를 사실상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공정경제 3법 처리에 협력해주시고 경찰법과 국정원법 등 권력기관 개혁 법안도 입법으로 결실을 맺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역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국민의 여망이 담긴 공수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해상에서 우리 국민이 북한에 피격된 사건에 대해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지만 한편으로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북한에 피격사건 ‘공동조사’를 요청했으나 북한의 응답은 없는 상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한 안보를 강조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원칙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복합위기가 세계 경제를 벼랑 끝에 서게 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경제 반등’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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