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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운명 가를 찬반투표 시작…노조 강경파는 "쓰레기 합의안 압도적 부결"

GM 본사 철수경고 속 노사관계 갈림길

부결되면 올 임단협 해 넘기고 노사 파국 장기화

강경파 "쓰레기 왜 주워왔나, 자존심도 없나"

한국GM 부평공장.




한국GM의 미래를 건 2020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투표가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된다. 애번 조합원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올 임단협이 내년으로 넘어가고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GM 노조 내 일부 강경세력들은 “카허 카젬(한국GM 사장)이 이긴 협상을 조합원이 부결시켜야 한다”며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이날 후반근무조, 다음 날인 1일 전반근무조를 대상으로 2020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25일 1인당 4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부평2공장의 생산물량을 최대한 연장하기로 하는 주요 내용에 합의했다. 그러나 사측이 경영 안정을 위해 제시했던 2년 치 타결은 노조의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다.

잠정합의안이 도출됐지만 한국GM 노사의 파국이 일단락 됐다고 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노조 내 강경세력들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부결 운동을 벌이고 있어서다. 노조 내 ‘야당’ 격 조직 중 강성으로 분류되는 한 곳은 조합원 투표를 앞둔 지난주 선전물을 내고 “이번 잠정합의안을 살펴보면 아무 것도 없는 빈 깡통”이라며 “사측이 던져준 푼돈의 성과급을 받아낸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쓰레기 같은 잠정합의안을 지부장(노조위원장)이 왜 주워왔는지 이해할 수도 없다”고도 했다. 이어 “자존심도 없는 잠정합의를 결사반대한다”며 “압도적인 부결로 조합원이 심판하자”고 썼다.

다른 조직 또한 “장장 137시간의 파업 속에 남은 게 없다”며 “부결되면 대안이 없다는데, 어차피 죽을 바에 이렇게 죽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조직은 “바로 잡지 않으면 영원한 굴종의 삶을 살아야 한다”면서 “조합원들은 단결해 강력한 부결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한국GM 노조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조합원 투표가 부결되면 한국GM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4~2018년 누적 4조4,44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한국GM은 지난해에도 3,202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게 최우선 과제였지만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6만대, 하반기 노조의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2만5,000대의 생산차질을 빚으며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미국 현지에 제 때 차량을 공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 GM 본사는 “노조가 생산을 볼모로 잡아 심각한 재무적 타격을 입었다”며 “아시아에는 중국을 비롯한 다른 생산옵션이 있다”고 철수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 2020년 임단협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2021년 협상은 그만큼 늦어지게 돼 ‘노조 리스크’가 상시화 될 전망이다. 이 경우 한국GM에 대한 미국 본사의 ‘불신’은 그만큼 커질 전망이다. GM은 이번달 전기차 투자 계획을 새로 발표하며 2025년까지 투자금액을 200억달러(약 22조원)에서 270억달러(3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향후 자본지출과 제품개발 팀의 절반 이상이 전동화·자율주행 분야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GM 본사가 미래차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노사관계 때문에 상시적 파열음이 나오는 한국 사업을 계속 유지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스티브 키퍼 GM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이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 경고를 보냈다.

6년 간 4조8,000억원대 누적손실을 기록한 회사 측이 최대한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산술적으로 1인당 400만원에 한국GM 직원 1만명을 대입하면 약 400억원의 일시적 지출이 예상된다. 꾸준하게 조 단위 수익을 내고 있는 현대차의 올 합의안도 현금성 항목만 따지면 630만원 수준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사측이 더 이상의 생산차질을 막기 위해 최대한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임단협 타결 여부가 한국GM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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